깨끗한 새 아파트인데 “제발 좀 사가세요”…1만 가구 공급 ‘폭탄’, 어디길래

청주에 올해만 아파트 1만 가구 공급
준공 후 미분양 속출, 시장 반응 냉담
입지·브랜드 따라 분양 성패 갈릴 전망
청주 미분양 속출
출처: 연합뉴스

“청주도 그렇고, 지방 부동산 전반에 찬바람 부는 게 느껴지네” 올해 청주에서 1만 가구 넘는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준공 후에도 빈집 속출…‘악성 미분양’ 경고

청주시에 따르면 올해 장성지구, 사직1구역, 사모1구역 등 10개 사업지구에서 총 1만3914가구가 공급된다. 이 중 일반 분양은 1만2406가구에 달한다.

문제는 공급 대기 물량이 쌓여 있는 와중에도 미분양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2월 충북 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565호로 전월보다 40.2% 늘었다. 전국 평균 증가율(3.7%)을 크게 웃돈다.

청주 미분양 속출
출처: 연합뉴스

완공 후에도 입주자를 못 찾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은 건설사뿐 아니라 지역 경기에도 부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건설은 줄고 거래는 임대로…변화하는 청주 시장

이런 상황에 건설사들도 움츠러들고 있다. 2월 충북의 주택 인허가는 355호로 작년 같은 달보다 80% 넘게 줄었다. 착공도 30% 이상 감소했다.

반면 매매보다 임대 거래는 늘고 있다. 같은 달 주택 매매는 2102건으로 소폭 증가했고, 전월세는 5785건으로 17% 넘게 늘었다. 불확실성 속에 실수요자들이 매수를 미루고 관망하는 분위기다.

청주 분양시장 ‘양극화’…입지·브랜드 따라 희비

올해 분양 단지들 간에도 온도차가 뚜렷할 전망이다. 테크노폴리스 A7블럭(아테라 2차)은 분양 성적이 좋아 유망 단지로 꼽히고, 운천주공 재건축도 인근 혁신지구 개발 호재로 기대를 모은다.

청주 미분양 속출
출처: 연합뉴스

반면 기반시설이 부족하거나 브랜드가 약한 단지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부동산협회 충북지부 관계자는 “청주는 신축 선호가 높은 지역이라 입지나 브랜드가 약하면 미분양 위험이 크다”며 “분양가 조정이나 대출 혜택 등 실수요자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증가세가 지방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특정 지역에서 시작된 공급 불균형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된 사례는 이전에도 반복돼왔다.

청주에서 시작된 이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시장은 이제 더 넓은 범위에서 그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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