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서만 2,300명…퇴직 러시 현실화
IT·건설도 대규모 감원…줄줄이 허리 졸라
기업들 “이젠 생존 싸움”…산업 판이 흔들린다

올해 들어 ‘구조조정’이라는 단어가 한국 경제의 전면에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막연한 위기감이 아니다. 구체적인 숫자와 냉정한 현실이 우리 산업의 심장부에 칼날이 닿았음을 증명한다.
희망퇴직 2,300명…은행권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폭풍
가장 먼저 비명이 터져 나온 곳은 금융권이다.
올 1월까지 5대 시중은행에서만 2,300명이 넘는 직원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불과 1년 전보다 24%나 급증한 규모다.

기업이 1인당 평균 4억, 많게는 1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인력을 줄이는 이유는 단 하나다.
‘3고(高)’ 현상, 즉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장기화로 더는 버틸 체력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는 적자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극단적인 비용 절감의 신호탄이다.
디지털 경제를 이끌던 IT 업계에도 한파가 몰아쳤다. 엔씨소프트는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500명을 내보냈고, KT 역시 1,000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 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비대면 특수로 부풀었던 인력 구조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거품이 꺼지는 과정이다.
부동산 PF 부실 여파…건설·금융권 동반 휘청

건설업의 상황은 수치보다 더 차갑다.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그 진원지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미래의 아파트 분양 수익 같은 사업성을 담보로 거액의 자금을 미리 빌리는 금융 방식이다.
고금리로 이 구조가 무너지자 건설사는 물론 돈을 빌려준 금융권까지 연쇄적인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신규 채용은 멈췄고, 기존 인력은 속수무책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가리킨다. 지난해 무려 137만 명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자리를 잃었다.

기업들은 지금의 위기를 일시적 불황이 아닌, 산업 구조가 재편되는 거대한 전환으로 인식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고정비를 줄이고, 비효율을 걷어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숫자들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산업의 판이 바뀌고 있다는 묵직한 경고이자, 생존자와 도태자의 격차가 벌어지는 변화의 첫 페이지다.
재앙이와 죄명이 덕이다..인건비 그리 올리더니 모두 망하게 생겼다. 일본이 한국보다 이제 훨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