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00만 원 따박따박?” 은퇴자들 몰리더니… 서울시 ‘대변혁’ 예고에 ‘들썩’

은퇴 후 새 직장 찾는 사람들
안정적 수입원 개인택시 몰려
도시 정책 변화 예고에 관심 집중

은퇴 후에도 노후를 위해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려는 중장년층이 급증하고 있다.

높은 자율성과 함께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면서, 이 면허는 이제 노후를 책임질 황금알 낳는 거위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뜨거운 열기 속에 서울시가 장기간 멈춰 선 택시 면허를 정리하고 개인택시 공급을 늘리는 대대적인 구조 개편을 예고하면서, 전통적인 운송 시장이 대변혁의 기로에 섰다.

정년 없는 ‘황금 일터’, 안정적 수입의 매력

개인택시 면허가 은퇴를 맞은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새로운 ‘황금 일터’로 떠오르고 있다.

정년이 없어 스스로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높은 자율성이 보장되며, 매출 대부분이 운전자의 수익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안정적인 노후 수입을 원하는 이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루 8시간씩 한 달 20일을 일할 경우 월 400만 원 수준의 수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사가 회사에 사납금을 납부하고 기본급을 받는 법인택시와는 대조적인 환경이다.

경기도 성남에서 18년 동안 개인택시를 운영해 온 최 모(65) 씨는 수억 원이 필요한 다른 자영업 창업에 비해 1억 원가량의 투자를 통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교육 신청자가 올해 1분기에만 7,656명에 달하는 등 그 열기가 뜨겁다.

서울시, 멈춘 법인택시 1,000대 정리로 ‘공급 재편’ 시동

이처럼 개인택시 면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서울시는 10월 21일, 장기간 운행을 멈춘 법인택시 면허 1,000대를 정리하고 이 중 500대를 개인택시 면허로 전환하는 ‘법인택시 감차 사업’을 연내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법인택시 감차 사업 실증 특례’ 승인을 근거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운행되지 않는 면허를 줄여 실질적인 택시 공급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현재 서울 법인택시 2만 2,000여 대 중 약 7,000대가 운행을 멈춘 휴업 상태다. 이는 2020년 도입된 전액관리제가 현장에 안착하지 못해 기사들이 대거 이탈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울시는 곧 구체적인 절차를 공고하고, 매각 의사를 밝힌 택시 회사의 입찰을 통해 감차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특히 새롭게 발급되는 개인택시 면허 500대는 전자입찰로 모집하며, 법인택시 장기 근속 기사에게 우선권을 부여하여 업계 구조조정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인택시 종사자 출신을 우대해 공급 부족 문제를 완화하면서 업계의 안정적인 구조 개편을 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의 과제와 업계의 우려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멈춰 선 택시 문제를 해소하고 개인택시의 기회를 확대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택시 산업의 장기적인 혁신이라는 과제도 남겼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 초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개인택시 면허를 매입해 줄이고, 그 대신 승차 공유 서비스나 자율주행 기술의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택시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법인택시 관계자는 “차량을 줄이는 보상만으로는 고질적인 기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서울시는 전통적인 택시 산업의 경영난 해소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