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잔액 42조 돌파, 서민경제 위기신호
은행 대출 막히자 카드론으로 몰려

“지난달 카드빚도 갚지 못했어요”, “당장 카드빚 없으면 겨울 다가오는데 난방도 끊기게 생겼어요. 카드론 금리가 높아도 방법이 없죠”
자영업자 A 씨는 최근 카드빚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대출금을 갚기 어려워 이용한 ‘카드론’의 높은 금리로 카드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이 대출을 억제하면서 ‘풍선효과’ 영향으로 감소했던 카드론 잔액이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10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 2천201억 원으로, 이는 지난 9월 말보다 약 5천332억 원 증가한 수치다.
카드론은 일반적인 은행 신용대출과는 달리, 카드사 이용 고객이라면 별다른 심사 과정 없이 이용할 수 있어 평균 13~15% 수준의 높은 금리에도 잔액이 늘고 있다.
시중 은행 대출 규제, 불황형 대출 부추겨
9월에는 역대 최대였던 8월 말보다 잔액이 소폭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역대 최대’를 경신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 은행 대출 규제 영향에 더해 경기 악화로 불황형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9월에는 분기 말 채권 상각 영향으로 잔액이 감소한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론을 빌린 카드사에 다시 대출받는 대환대출 잔액도 전월보다 1천686억 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고금리·고물가로 서민 경제가 어려워진 데다 은행 등이 대출 문턱까지 높인 영향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은행 대출이 어려운 취약계층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와 같은 소액 급전에까지 의존하게 된다는 의미로 취약계층의 상환 부담이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서민들의 고통, 카드사에는 ‘호재’?
반면 카드사들은 지난 8월 카드론 확대를 앞세워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이후 카드론 잔액이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대부분 카드사가 공격적으로 신규 대출을 내주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적은 올랐으나 카드사 건전성 악화와 가계부채 확대 등 잇따르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카드론 이용자는 은행 등에서 이미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계부채의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도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문제 심화 부작용이 우려된다.
한 전문가는 “금융당국이 카드 대출 연체율 추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카드사들의 카드 대출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강화해야한다”며 균형 있는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불쌍한 그대 들이여
세상이 세롭게 돼면 나아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