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운영비 상승으로 PC방 점포 수 급락
신작 게임 부재, 모바일 게임 보급 영향으로 인기 하락

“모바일 게임을 하니깐 갈 일이 없어지네요”
청소년들의 아지트로 사랑받던 PC방이 점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때 청소년들의 아지트였지만…사라지는 PC방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PC방 수는 7280개로, 1년 전(7858개)보다 7.6%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만 208개)과 비교하면 약 23% 급감했다.
서울에서도 PC방 감소세가 뚜렷하다. 송파구는 5년 새 112개에서 64개로 줄었고, 강남구도 108개에서 58개로 반 토막이 났다.
직장인 A 씨(29)는 “예전엔 골목마다 PC방이 있었는데, 이제는 원정 가야 할 정도”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설 연휴에 친구들과 PC방을 가려 했지만 동네에 남아있는 곳이 없어 계획을 접었다고 했다.
PC방 쇠퇴의 이유…운영비 상승

PC방이 줄어드는 주요 원인은 운영비 증가다. PC방은 24시간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인건비와 전기료 부담이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2년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00명의 PC방 운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운영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PC방 이용 요금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2022년 기준 회원 요금은 시간당 평균 1155.8원으로, 2000년대 후반과 큰 차이가 없다.
“PC방 요금은 1000원이 국룰(불문율)이라 비싸면 안 간다”는 이용자들의 인식도 가격 인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신작 부재와 모바일 게임 인기 영향

눈에 띄는 신작 게임이 없다는 점도 PC방 쇠퇴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3일 게임 지수 집계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게임 점유율 37%로 6년 반 동안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2위 ‘발로란트’(8.0%)와도 큰 격차를 보인다.
상위 10위권 게임 대부분이 ‘FC온라인(피파온라인)’,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 ‘스타크래프트’ 등 출시된 지 오래된 게임이다.
이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높아졌고, 가정에서도 고사양 게임용 PC를 보유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58.9%로, PC 게임(26.1%)의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PC방, 생존을 위한 변화 모색 중

PC방 업주들은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전략이 음식 판매 확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PC방 매출의 24.4%가 식음료 판매에서 나왔다. 일부 PC방은 함박스테이크, 돈가스, 스파게티 등 다양한 메뉴를 도입하며 ‘맛집형 PC방’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1~4인실로 구획을 나누는 등 프라이빗한 공간을 제공하는 고급화 전략도 등장했다. 한편, B 씨는 “쾌적한 환경 외에 색다른 매력이 있어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PC방이 단순한 게임 공간을 넘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소박하고 아늑한 느낌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