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또 오른다… 신라면 1,000원대 진입
원재료·생산비 상승, 업체들 줄인상 가능성
서민 한 끼도 부담… 물가 체감 더 커질 듯

“이제 라면도 쉽게 못 사 먹겠네요.”
편의점에서 라면을 집던 대학생 김모(23) 씨는 가격표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자취를 시작한 후 가장 부담 없이 사 먹던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라면 한 봉지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 씨는 “예전엔 가격 부담 없이 여러 개 사 두곤 했는데, 이제는 할인 행사라도 할 때 사야 할 것 같다”며 “다른 제품 가격도 줄줄이 오를까 봐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신라면 1,000원 시대… 2년 6개월 만에 인상
오는 17일부터 농심이 신라면을 비롯한 주요 라면과 스낵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이번 인상은 2022년 9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신라면은 기존 950원에서 1,000원으로 5.3%, 새우깡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6.7% 오른다.
라면은 간편하면서도 저렴한 한 끼로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불린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이다.
정부 역시 라면 가격을 주요 물가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해 왔다. 지난해에는 ‘라면 사무관’을 두고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업체에 가격 인하를 압박하기도 했다.
당시 국제 밀 가격 하락을 근거로 압력을 가한 끝에 실제로 가격을 낮추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가격이 오르면서, 정부의 인위적인 물가 개입이 장기적인 안정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면값 줄줄이 오르나… 경쟁사들도 고민 중
농심은 이번 가격 인상의 주된 이유로 원재료비와 생산비 증가를 꼽았다. 라면의 핵심 원료인 팜유와 전분 가격 상승에 더해 환율 상승과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원가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최대한 진행했지만, 경영 악화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심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다른 제조사들의 ‘줄 인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오뚜기와 삼양식품 등 경쟁사들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원재료 부담이 공통된 상황에서 인상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물가엔 영향 적어도… 서민 부담은 커진다
전문가들은 라면 가격 인상이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서민 체감 물가에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라면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7 정도로 크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계층이 더 많이 소비하는 만큼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은 눈에 띄게 증가할 수 있다.
한때 ‘10분의 1 경제학’의 상징으로, 부담 없는 한 끼였던 라면. 이제는 그마저 쉽지 않아지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서민들의 식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화폐 개혁 해야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