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초고가 여행 완판
중장년층이 이끄는 새로운 소비
경험과 품질 찾는 여행 트렌드

경기 불황 속에서도 1억 1800만 원짜리 북극 탐사 여행에 실제 예약이 잇따르고 있다.
초고가 프리미엄 여행 상품들이 연일 완판을 기록하며 고급 여행 시장의 열기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여행조차 부담스러운 요즘, 과연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처럼 고가의 여행 상품에 지갑을 열게 만드는 걸까.
TV홈쇼핑서 터진 여행 상품 대박
18일 SK스토아에 따르면, 지난 6일과 10일에 방송된 ‘늘곁애 미리 크루즈’ 상품이 각각 목표 매출의 171%와 170%를 달성했다. 이는 TV홈쇼핑에서는 이례적인 성과로, 보통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두 배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것이다.

이 상품은 지중해, 알래스카, 북유럽, 아라비아해, 동남아 등 세계 각지를 고급 크루즈선으로 여행하는 패키지다. 가격은 600만 원으로 결코 저렴하지 않지만, 지난달 20일 첫 방송에서는 한 시간 만에 약 6000명이 상담을 요청했고, 1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는 지난 5일 공개 이후 하루 평균 1만 5000명씩, 총 12만 명이 방문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유명 탐험가와 함께하는 북극 탐사 상품은 1억 1800만 원이라는 초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예약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5060세대가 바꾼 여행 소비 지형

이런 초고가 여행 상품의 주요 고객층은 바로 50~60대 중장년층이다. 은퇴 후에도 적극적으로 여행과 여가를 즐기려는 이들의 성향이 프리미엄 여행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홈쇼핑이 지난 3월 선보인 ‘북극 크루즈’ 상품의 경우, 60대 이상 고객의 주문 비중이 40%를 넘었다. 이들은 가격보다 경험과 품질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프리미엄 여행에 MZ세대 등 젊은 층의 참여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MZ세대의 비중이 27%까지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여행의 연령대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쓸 땐 쓴다’ 새로운 소비 패턴의 등장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여행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여행을 단순한 소비가 아닌, 삶의 질을 높이는 ‘투자’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투어의 경우, 중고가 및 프리미엄 패키지의 판매 비중이 2019년 8%에서 올해 28%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가격보다는 품질과 경험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음을 보여준다.
프리미엄 상품들은 ‘노팁, 노쇼핑, 노옵션’ 정책을 내세워 순수한 여행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 비즈니스석 항공편, 5성급 호텔, 맞춤형 일정 등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도 여행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려는 심리가 강하며, 경제력을 갖춘 시니어층의 유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가 상품은 일반 상품보다 마진율도 높아, 새로운 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여행 상품과, 현지의 문화와 미식을 강조한 체험형 여행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여행 시장은 단순히 가격이 높은 상품을 넘어, 고객 각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우덜도 최신크루즈선을 맹글어 부산에서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