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무리 규제해도 ‘로또 청약’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5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수원 광교의 한 아파트 무순위 청약(줍줍)에 36만 명이 몰렸다. 정부가 5월부터 유주택자의 무순위 청약 참여를 막기로 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노린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2가구에만 36만 명… ‘로또급’ 청약으로 관심 집중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수원 영통구 이의동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 무순위 청약에는 단 2가구 모집에 총 36만 5167명이 신청했다.

특히 전용 69㎡ 1가구에만 34만 9071명이 몰렸다. 전국 만 19세 이상 누구나 청약할 수 있어 경쟁률이 더욱 치솟았다. 전용 84㎡ 1가구에도 1만 6096명이 몰렸다.

이 아파트가 주목받은 이유는 분양가 대비 높은 시세 차익 기대 때문이다. 전용 69㎡는 7억 7430만 원, 전용 84㎡는 9억 3620만 원으로 4년 전과 같은 가격이다.

그러나 인근 2012년 준공된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가 최근 14억~16억 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축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이 단지도 최소 16억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질 것으로 전망한다.

16만→36만… 무순위 청약 열기, 광교에서 두 배로 폭발

계약금은 분양가의 20%이며, 거주의무기간은 3년이다.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고 5월까지 입주하거나 세입자를 구해야 하지만, 오히려 ‘마지막 기회’라는 심리가 작용해 신청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는 20층 4개 동, 211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다. 4년 전 1순위 청약에서도 151가구 모집에 3만 4000명이 몰렸을 만큼 관심이 높았다. 이번 무순위 청약에서는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지난해 수원 장안구 ‘북수원 자이 렉스비아’ 무순위 청약에 16만 4000명이 몰렸을 때도 화제가 됐지만, 이번 광교 청약은 그 두 배가 넘는 인원이 신청해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기대 시세 차익과 비례한다”며 “이번 청약은 최소 5억 원 이상 차익이 예상돼 30만 명 이상이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규제에도 수도권 내 희소성 높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로또 청약’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한정된 물량과 높은 기대 수익이 맞물리면서 앞으로도 청약 시장 과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