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간 지속된 뚝심 “3조 5천억 잭팟 터졌다”…휘청이던 한국 기업이 드디어

2년 연속 적자에도 기술력으로 승부
전기차 수요 둔화 속 대규모 수주 눈길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로 세계 시장 도약
LandF large order contract
엘앤에프 3조5184억원 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 체결 / 출처-엘앤에프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기차 수요 둔화의 어려운 시기 속에서 의미 있는 대형 수주를 하게 됐다.”

류승헌 엘앤에프 부사장의 말에서 그간의 고충과 성취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지난 11일 엘앤에프가 3조5184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년 연속 적자의 터널을 지나던 기업에게 찾아온 반전의 기회다.

19년 기술 축적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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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양극재 생산공장 / 출처-엘앤에프

이번 계약은 단순한 대형 수주가 아닌, 19년간 쌓아온 기술력의 집약체다. 엘앤에프는 2006년 리튬코발트산화물(LCO) 양극재를 국내 최초로 양산하며 배터리 소재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니켈 함량 50%인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를 세계 최초로 생산하며 글로벌 기술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고니켈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3년 니켈 함량 70%인 NCM 양극재, 2020년 니켈 함량 90%인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제품, 2022년 니켈 함량 92%인 NCMA 제품까지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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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인터배터리 2025’ 부스 / 출처-연합뉴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제품은 지난 7일 폐막한 ‘인터배터리 2025’에서 선보인 니켈 함량 95%의 단결정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양극재다.

이 제품은 삼원계 NCA(니켈·코발트·망간)를 원료로 제조한 제품으로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높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사용된다.

역경 속에서 일군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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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선보인 엘앤에프 양극재 제품 / 출처-연합뉴스

이번 수주는 엘앤에프가 최근 겪은 어려움을 고려하면 더욱 값진 성과다. 엘앤에프는 2020년 3561억 원, 2021년 9708억 원, 2022년 3조 9000억 원으로 급증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했었다.

하지만 2023년부터 적자로 전환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3년과 2024년의 누적 적자 규모는 약 7천억 원에 달했다. 특히 2024년 4분기에는 약 15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전기차 수요 둔화와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 리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원가 부담 증가 등 외부 환경도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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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연구소 / 출처-엘앤에프

또한 주요 2차전지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실적 부진이 전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엘앤에프의 주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엘앤에프는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주춤했지만, 연구소를 통한 다양한 소재의 설계 및 공정 기술 개발을 이어갔다.

미래 성장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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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3조5184억원 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 체결 / 출처-엘앤에프

엘앤에프는 이번 계약을 통해 하이니켈 제품군에서 기술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거래처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7년 기준 매출에서 하이니켈 양극재 비중이 약 75%를 차지하고, 올해 최대 출하량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승헌 부사장은 “이번 계약을 기반으로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등 신규 사업 확장과 추가 수주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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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재활용 / 출처-연합뉴스

이와 함께 엘앤에프는 음극재와 리튬인산철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에 공급될 제품이 최근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46파이(지름 46㎜) 제품에 납품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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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대구 구지 3공장 / 출처-엘앤에프

현재 고객사와의 기밀 유지 계약에 따라 계약 상대와 판매·공급지역, 계약기간 등은 모두 비공개지만, 고객사는 글로벌 완성차업체(OEM)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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