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식탁에서 가장 흔한 반찬이던 김이 이제는 지갑을 열기 전 한 번 더 고민해야 하는 품목이 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마른김 중품의 평균 소매가격이 지난 1월 하순 기준 10장당 1515원을 기록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1500원을 돌파했다. 1장당 150원 시대가 열린 것이다. 고급 제품의 경우 장당 300~350원까지 치솟았다.
김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역설적이게도 수출 호황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2025년 김 수출액은 약 11억34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원화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조66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의 핵심 수출 산업인 반도체에 빗대어 ‘검은 반도체’로 불릴 만큼 김은 이제 중요한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영국 BBC는 지난 4일 이 같은 현상을 집중 조명하며 “한국 식탁의 국민 반찬이 세계적 인기를 얻으면서 정작 국내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인들 “감자칩보다 건강해” 열광
해외 시장에서 김은 더 이상 낯선 한국 음식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은 김을 감자칩을 대체하는 ‘건강 간식’으로 인식하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 거주 소비자는 BBC 인터뷰에서 “김은 기존 스낵보다 훨씬 더 건강한 선택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충남도가 집계한 2025년 지역 김 수출 데이터를 보면 미국(4900만 달러), 중국(5200만 달러), 러시아(1900만 달러), 일본(1300만 달러) 등 주요국으로 고르게 수출되고 있다. 특히 마른김은 2022년 5500만 달러에서 2025년 9700만 달러로 76% 급성장했다.

서울 전통시장에서 40년 넘게 김을 판매해 온 상인은 “예전엔 외국인들이 김을 검은 종이처럼 보인다고 했지만, 이제는 일부러 찾아와 대량으로 구매한다”며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K푸드 열풍과 함께 김치, 떡볶이와 함께 김이 한식의 대표 상품으로 재포지셔닝된 결과다.
수출 물량 쏠림에 국내 공급 ‘쪼그라들어’
문제는 수출 증가가 국내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국내 연간 김 생산량은 약 4만 톤 수준인데, 이 중 3분의 1 이상인 1만3000톤 이상이 수출로 빠져나간다.
수산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수요 대응을 위한 물량 확보 과정에서 국내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충남도 정병우 어촌산업과장은 “2025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관세 부과 등 부정적 요인 속에서도 글로벌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출 호황이 산업에는 긍정적이지만, 소비자 체감 가격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이중성을 인식하고 있다.
신규 시장 개척 가속, 가격 상승세 당분간 지속 전망
정부와 지자체는 수출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남도는 2026년 김 산업 관련 194억 원 예산을 편성해 산지 가공시설 63억 원, 친환경에너지 보급 16억5000만 원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존 주요 수출국뿐 아니라 유럽과 동남아 등 신규 시장 개척도 추진 중이다.
업계는 K푸드에 대한 해외 관심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수출 성장세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가격 부담 장기화를 의미할 수 있어, 생산량 증대를 통한 공급 안정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국인 원래 관심이 없는 나라가 한국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