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넘는 자산가 130만 명… 한국도 백만장자 시대
10억 가진 사람도 45만 명, 금융 부자 꾸준히 증가
부자들 기준은 ‘100억’, 상위 0.1%는 더 많다

‘백만장자’라는 말이 더 이상 먼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한국에 자산 100만 달러, 즉 약 13억 7천만 원 이상을 가진 사람이 130만 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부동산까지 포함되긴 하지만, 세계 1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숫자만 보면 “정말 이렇게나 많았어?”라는 반응이 나올 법하다.
13억 넘는 자산가 130만 명… 한국, ‘백만장자 클럽’ 세계 10위
UBS가 발표한 ‘2025 글로벌 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30만 1천 명의 한국인이 순자산 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2023년보다 늘어난 수치로, 미국·중국·일본 등 자산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미국은 하루 평균 1천 명씩 백만장자가 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이지만, 한국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흥미로운 건 금융자산만 따졌을 때도 적지 않은 숫자가 부자 반열에 올라 있다는 점이다.
KB금융그룹의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은 45만 6천 명에 달한다.
이들은 부동산이 아닌 현금성 자산만으로 ‘부자’ 소리를 듣는 이들이다. 전년 대비 약 7.5% 늘어난 수치로, 이 역시 상승 추세다.
10억으론 부족해… 부자들이 말하는 ‘진짜 부자’는 100억부터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부자’의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시대에 따라 부의 상징은 달라졌다. 과거엔 땅을 많이 가진 사람이, 이후엔 아파트 한 채 가진 사람이 부자라 불렸다.
지금은 어떨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자산가들은 총자산이 최소 100억 원은 되어야 진짜 부자라고 여긴다. 단순히 물가가 올라서만은 아니다. 자산시장의 규모 자체가 커졌고, 그만큼 눈높이도 높아진 것이다.
그렇다고 100억이 아니면 부자가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되는 자산가들이 존재한다.

순자산 기준으로 상위 1%는 약 30억 원 이상, 상위 0.1%는 70억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초고액자산가로 분류되는 100억 이상 보유자도 약 3만 4천 명에 달한다.
숫자로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경제적으로 넉넉한 위치에 있는 셈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 사회는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부의 지형을 넓혀가고 있다. 어느새 ‘10억’은 특별한 숫자가 아니게 되었고, ‘백만장자’는 더 이상 영화 속 캐릭터가 아니다.
자산을 모으는 방식과 부의 개념이 변화하면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가능성의 문 앞에 서 있다. 어쩌면 지금은, 누구나 부자일 수 있는 시대의 초입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