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직후부터 공들이더니…”李 대통령 ‘뚝심’ 통했다” 수십조 전망에 ‘깜짝’

반도체 호황에 기업 이익 급증, 세수 전망도 상향
삼성·하이닉스가 증가분 절반 견인하며 흐름 주도
투자 확대와 AI 수요 맞물렸지만 불안 요인도 남아

반도체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AI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에서 뚜렷한 반등을 기록했고, 내년 법인세 수입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가 최근 경제전망과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2026년 세수 전망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기업 실적…세수 전망도 덩달아 상승

정부가 내놓은 내년 법인세 수입 전망치는 86조5천억 원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보다 더 높은 87조5천억 원을 제시했다. 세수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근거는 실제 실적에도 있다.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39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73조2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 늘어난 수치인데,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에서 나왔다. 반도체가 올해 기업 실적 회복의 중심이라는 해석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이유다.

증권가도 같은 흐름을 읽는다. NH투자증권은 반도체 수출 증가가 내년 법인세 수입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AI 수요가 메모리 가격을 끌어올리고, 대형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내년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호황 뒤에 남은 변수들…AI 사이클·산업 불균형이 불안 요소

이재명 정부가 취임 직후부터 대기업 투자 유치와 AI 인프라 확충에 힘을 실은 점도 최근 흐름과 연결돼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 재추진, 해외 빅테크와의 협력 확대, 대규모 AI 칩 확보 같은 조치들은 단기 실적을 바꾸지 않지만, 기업의 중장기 투자 결정을 앞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투자 기반이 두터워질수록 생산력과 기술력은 강화되고, 이는 다시 세수 확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사이클이 세계 AI 수요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긴장감도 남는다.

자동차·석유화학 등 일부 산업은 관세와 구조조정으로 여전히 실적이 부진해 산업 전반의 회복이 균일하게 나타나는 상황도 아니다.

특정 업종의 호황에 너무 큰 기대를 걸기보다, 전체 산업의 흐름을 동시에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현재 흐름은 정부의 투자 환경 정비, 대기업의 실적 회복, 세계 기술 수요가 맞물리며 만들어진 결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