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베테랑 신입 채용 열풍
구인난에 경험 많은 중장년층 ‘우대’
‘베테랑 신입’ 노하우와 충성도 높은 평가

한때 ‘잉여 인력’으로 여겨지던 중장년층이 이제는 ‘인재’로 주목받는 시대가 왔다.
조기 퇴직과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가 이어지는 가운데, 역설적으로 구인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중장년층을 새롭게 발굴하고 있다.
급증하는 중장년 구직 열기
지난달 31일 일자리 플랫폼 벼룩시장이 2025년 상반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이력서 등록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40대 이하 구직자 증가율(33.9%)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구직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는 양상을 보였다. 50대의 이력서 증가율이 62.9%인 데 비해 60대는 104.4%, 70대 이상은 152.0%로 급증했다.
이러한 현상은 조기 퇴직과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은퇴 가속화가 맞물리면서 중장년층의 재취업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베테랑 신입’ 다시 주목받는 이유

중장년층이 노동시장의 주요 세대로 떠오른 배경에는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중소기업 현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3월 발표한 ‘중소기업 고용동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 근로자 중 50세 이상 비율은 48.6%에 달했다.
통계청 자료 역시 이러한 고령화 추세를 뒷받침한다. 2023년 중소기업 취업자의 연령별 비중은 40대 21.3%, 50대 23.8%, 60세 이상 24.0%로, 40대 이상이 전체의 69.1%를 차지했다.
이는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중소기업 인력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준다.
기업들도 중장년 채용에 만족

이러한 인력 구조 변화 속에서 기업들의 중장년층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중장년층은 업무 숙련도와 풍부한 경험, 안정적인 근무 패턴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중장년층을 채용한 기업의 68%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성실성·조직충성도 등 인성·품성(37.0%) 측면에서 뛰어나고, 업무성과·전문지식(19.2%)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긍정적 평가는 중장년층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자리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중장년층의 성실함과 책임감은 기업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벼룩시장 관계자는 “평균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은퇴 시기는 오히려 빨라지면서 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 구직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는 현시점에서, 중장년층의 일자리 기회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인력난과 중장년층의 일자리 수요가 맞물리면서 노동시장의 새로운 균형점이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