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불확실성에 기업들 자금 선확보
4월 회사채 발행 전월 대비 42.5% 증가
주식 발행은 감소하며 자금조달 창구 변화

한국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 자금 확보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2025년 4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전월 대비 42.5% 증가하며 금융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감지됐다.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비수기 4월, 회사채 발행 큰 폭 증가
금융감독원이 2025년 5월 20일 발표한 ‘4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30조4천2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월(21조3천478억원)보다 9조807억원 증가한 수치다. 통상 4월은 자금조달 비수기로 여겨졌으나, 올해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금감원은 “미국 관세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선제적 자금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월 대비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는 8조8천830억원으로 전월(4조2천20억원) 대비 111.4% 증가했다.
주목할 변화는 자금 사용 목적에서도 나타났다. 차환(기존 부채 상환) 목적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91.8%에서 86.9%로 하락한 반면, 운영 목적 발행 비중은 8.2%에서 12.6%로 상승했다.
이는 기업들이 기존 부채 상환뿐 아니라 실제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자금조달 방식의 변화
회사채와 함께 다른 단기자금 조달 수단도 증가했다. 기업어음(CP) 발행 금액은 45조9천903억원으로 전달(29조1천500억원) 대비 57.8% 증가했으며, 단기사채도 93조6천781억원으로 전월보다 4.5% 늘었다.

반면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감소했다.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3천734억원으로 전월(4천690억원) 대비 20.4% 줄었다.
기업공개(IPO)는 909억원(5건)으로 전월 대비 46.2% 감소했으며, 유상증자도 2천825억원(1건)으로 5.9% 감소했다.
금감원은 “기업공개는 중소형 위주로 진행됐으며, 유상증자 건수도 미국 관세발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을 촉진했음을 보여준다.
회사채 발행 증가 배경
전문가들은 4월 회사채 발행 급증의 배경에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적 자금 확보가 주된 요인이나, 은행 대출 및 주식시장 경색으로 인한 채권시장 선호, 최근 금리 하락에 따른 발행 환경 개선, 그리고 차환 및 운영자금 수요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채 발행 규모도 19조9천662억원으로 전달보다 31.1% 증가해 금융기관들도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은 1조5천793억원으로 전월 대비 17.7%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무역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자금 조달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기업들의 선제적 자금 확보 움직임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