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 수출액 2.8억 달러 돌파
미·중 수요 급증… 김 가격은 오름세
수출 호황 속 어민들은 시름 깊어져

“K푸드 영향 진짜 대단하네, 김까지 세계로 가다니.”, “김 가격 올라가는 소리 들린다. 제육볶음은 조용히 우리만 먹자”
세계 곳곳에서 김밥을 말아 먹고, 김을 스낵처럼 즐기는 풍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김’이 해외에서는 인기 급상승 중인 반면, 정작 국내에서는 ‘금김’이라 불릴 만큼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김 수출액은 2억8천1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1% 늘었다.
수출량 역시 7.5% 늘어났다. 수치만 놓고 보면 한국 김이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키웠는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눈에 띄는 점은 미국과 중국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마른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7.2%의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K-콘텐츠의 영향으로 김밥 문화가 확산되면서 관련 제품의 수요가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국은 김을 간편한 스낵처럼 소비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조미김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했다.
미국으로 수출된 조미김은 전체 조미김 수출량의 30%를 차지하며, 전년보다 수출액이 30.6% 늘었다.
10억 달러 눈앞에… 김 수출, 전 세계로 확산 중
이번 김 수출 호황의 배경엔 정부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다. 해양수산부는 K-드라마와 영화 등을 활용한 홍보관 운영, 프리미엄 수산물 브랜드 ‘K FISH’를 통한 인지도 제고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미국과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 한국 수산식품 전용관을 개설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크게 높인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김 수출 증가세는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태국, 일본 등 주요 수출국에서도 수출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정부가 2027년까지 설정한 연간 10억 달러 수출 목표를 올해 안에 초과 달성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김 수출액은 9억9천700만 달러로, 이미 임계점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김 수출이 반갑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마른김(중품) 10장의 평균 소매가는 1,530-1,562원으로 1년 전(1,047-1,054원)보다 무려 46-48% 급등했다. 장당 가격도 100원에서 150원 이상으로 뛰었으며, 평년(2020-2024년 3년 평균) 대비 60% 이상 오른 수치다.
수출은 활황, 현장은 한계… 구조개선 시급
한편, 수출 시장이 활황을 띠는 이면에는 현장의 씁쓸한 현실도 있다. 원재료인 물김 가격이 수출 증가세와는 반대로 급락해 어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불법 양식까지 겹치며 시장에 공급이 넘쳐난 탓이다.

올해 1월엔 위판조차 되지 못한 물김 약 6천 톤이 폐기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더욱이 가공공장의 처리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며, 수요는 있지만 제품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물김이 적지 않다. 정부는 이에 따라 마른김 생산 인프라 개선을 위한 장비 교체 지원을 검토 중이며, 물김 수급 안정을 위한 대응도 마련하고 있다.
한국 김이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이번 성과는 K푸드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다. 다만 생산부터 가공, 수출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 성장세가 오래 가지 못할 수도 있다.
수출 확대와 더불어 생산 현장의 구조 개선이 함께 이뤄질 수 있을지, 앞으로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가격이 엄청 올라 미래엔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을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가공김 수출만하고 날김은 수출 통제했으면 좋겠네요. 작년 대비 60%이상 올랐는데 정부는 뭘하는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