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테러 전략의 총구를 외부의 테러 조직이 아닌 내부의 동맹국으로 돌리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새롭게 공개된 대테러 전략 문건은 유럽의 개방된 국경과 통제되지 않은 이민 정책이 동맹의 안보를 위협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유럽을 향해 ‘자발적인 쇠락의 길’을 멈추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이는 테러 대응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동맹국의 사회 정책과 가치 노선을 미국의 기준에 맞추라고 압박하는 사실상의 안보 통첩으로 해석된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주도하여 작성된 이번 전략 문건은 현재의 유럽을 ‘테러의 온상’으로 규정하는 고강도 비판을 담고 있다.
문명의 보루에서 테러의 배양지로… 유럽 정조준

이번 전략은 유럽을 향해 “자발적인 쇠락의 길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며 사실상의 행동 지침까지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도 유럽이 진보 성향의 기득권과 무분별한 이민자 수용 때문에 ‘문명의 말살’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번 문건은 그러한 인식을 한층 구체화하여, 유럽의 이민 정책 실패를 미국과 서방 동맹 전체의 안보 위협으로 격상시켰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는 최근 이란 전쟁 등 주요 지정학적 사안에서 미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유럽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테러 협력을 미끼로 유럽의 국경 통제 강화를 압박하거나, 정보 공유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유럽의 내정에 깊숙이 개입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자국의 주권 영역인 이민 정책이 미국의 대테러 타깃으로 설정된 것에 대해 강력한 우려와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총구는 이제 내부로… 이념 집단까지 식별 대상으로
더욱 놀라운 점은 대테러 전략의 감시망이 물리적 폭력을 휘두르는 무장 단체를 넘어, 미국 내외의 특정 정치 이념 집단까지 뻗어 있다는 것이다.
문건은 지난해 발생한 우파 활동가 암살 용의자를 언급하며 ‘급진적 트랜스젠더 이념을 추종한 세력’을 식별하고 무력화해야 할 주요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 밖에도 무정부주의와 반미주의를 추종하는 폭력적 세속 정치 집단이 미국의 대테러 노력에서 우선순위로 다루어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대테러 전쟁의 패러다임이 종교적 극단주의나 국가 간 대결을 넘어, 서구 내부의 문화적·정치적 가치 전쟁으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자국의 안보 가치에 반하는 사상이나 정책을 가진 집단을 잠재적 테러 위험군으로 분류함으로써, 안보를 명분으로 한 이념적 통제를 공식화했다.
동맹의 결속을 강조하던 과거의 전략과 달리, 이제는 ‘미국식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동맹국과 내부 시민 집단이라 하더라도 테러 대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서늘한 메시지가 서방 세계를 흔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