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뜰 때마다 북한 지도부 숨었다”…수명 연장된 韓 폭격기 정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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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기
B-52 / 출처 : 연합뉴스

첨단 스텔스 전투기가 하늘을 지배하고 무인 드론이 쉴 새 없이 날아다니는 21세기 전장 한복판에서, 놀랍게도 60년 전 냉전 시대에 만들어진 폭격기가 여전히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미 공군의 상징이자 이른바 ‘할아버지 폭격기’로 불리는 B-52 층성권 요새의 이야기다. 미군은 이 낡은 거대 폭격기를 박물관으로 보내는 대신, 수백억 달러를 들여 완전히 새로운 심장을 이식하는 대수술을 결정했다.

최근 주요 군사 매체와 미 공군 수명주기관리센터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B-52H 폭격기의 상용 엔진 교체 프로그램(CERP)이 핵심 설계 검토를 최종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개조 작업이 시작되어, 기체의 제식 명칭 또한 B-52H에서 최신형인 B-52J로 진화하게 된다.

폭격기
B-52H / 출처 : 연합뉴스

후배 폭격기들이 비용과 관리 문제로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참이 2050년대까지, 무려 100년에 가까운 비행 수명을 채우게 되는 셈이다.

한 대당 엔진 8개 교체… ‘폭탄 트럭’이 살아남은 이유

이번 현대화 사업의 핵심은 현재 운용 중인 76대의 B-52H 폭격기 날개에 달려 있는 오래된 TF33 엔진을 롤스로이스의 최신 상용 기반 군용 엔진인 F130으로 전면 교체하는 것이다.

폭격기 1대당 무려 8개의 엔진이 장착되는 만큼, 전체 교체 물량만 600여 개에 달하는 거대한 국책 사업이다. 미 공군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명확하다.

1960년대 기술로 만들어진 기존 엔진은 부품 단종과 정비 한계로 2030년 이후에는 도저히 하늘에 띄울 수 없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폭격기
B-52H / 출처 : 연합뉴스

새로운 F130 엔진을 품은 B-52J는 단순히 낡은 부품을 새것으로 바꾼 수준을 뛰어넘는다. 연료 효율이 극적으로 높아져 공중급유 없이 타격할 수 있는 작전 반경이 훨씬 넓어지고, 천문학적인 유지 보수 비용도 크게 절감된다.

더 중요한 것은 전력 생산 능력의 확장이다.

구형 엔진이 만들어내지 못하던 막대한 전기가 공급되면서, B-52J는 최신형 전투기에 들어가는 고성능 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최첨단 전자전 장비, 그리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거대한 ‘디지털 폭탄 트럭’으로 거듭나게 된다.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B-1B 랜서 폭격기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비싼 B-2 스피릿 폭격기는 유지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점진적 퇴역 절차를 밟고 있다.

B-2
B-2 / 출처 : 연합뉴스

반면 B-52는 느리고 레이더에 잘 잡히지만, 튼튼한 뼈대에 엄청난 양의 무장을 싣고 멀리 날아간다는 폭격기 본연의 임무에 가장 충실했다. 첨단 시대의 화려함보다 실용성과 가성비가 이 폭격기를 최후의 생존자로 만들었다.

북한과 중국을 압박할 100년의 날개

B-52의 극적인 수명 연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지정학에도 깊은 파장을 미친다. 이 할아버지 폭격기는 낡은 외형과 달리 미군의 가장 강력한 핵 투발 수단이자 한미 확장억제의 핵심 자산이다.

실제로 북한은 과거부터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B-52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될 때마다 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미 공군은 향후 수십 년간 글로벌 타격 전략을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인 B-21 레이더(Raider)와 새 심장을 단 B-52J의 강력한 투톱 체제로 재편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B-21
B-21 / 출처 : 연합뉴스

적의 방공망이 촘촘한 곳은 눈에 보이지 않는 B-21이 은밀하게 침투해 방어망을 찢어놓고, 이후 거대한 무장 탑재량을 자랑하는 B-52J가 안전한 거리에서 대량의 순항미사일을 쏟아부어 표적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식이다.

결국 미 공군이 60년 된 기체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굳이 비싼 새 비행기를 새로 설계하지 않더라도, 넉넉한 뼈대 안에 끊임없이 최신 두뇌와 심장을 채워 넣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적국에게는 가장 두려운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2050년대까지 동중국해와 한반도 상공을 넘나들 B-52J의 묵직한 비행은 전략 폭격이라는 군사 교리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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