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해군이 저렴한 일반 폭탄을 값비싼 순항미사일처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 체계 시험에 성공하며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비싼 첨단 미사일의 높은 획득 비용과 느린 생산 속도 탓에 장기전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창고에 쌓인 구형 폭탄을 장거리 타격 무기로 개조하는 방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13억 순항미사일 대신 선택한 제트추진 폭탄
최근 외신과 군사 전문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은 F/A-18 슈퍼호넷 전투기를 동원해 제트추진 방식의 장거리 합동직격탄(JDAM-LR)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에 시험한 무기는 기존 500파운드급 재래식 무유도 폭탄에 위성항법장치(GPS) 유도 날개 키트와 소형 터보제트 엔진을 결합한 형태다.

전통적인 투하 방식의 폭탄이 자체 동력을 얻게 되면서, 기존 활공형 유도폭탄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미군은 이 제트추진 폭탄을 통해 기존 무기 체계의 가성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미군의 주력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인 재즘(JASSM)의 경우 1발당 가격이 약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웃돌아 대규모 물량 공세에 투입하기에는 예산 부담이 막대하다.
반면 JDAM-LR은 기존 500파운드급 폭탄에 날개와 소형 터보제트, 연료탱크 등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순항미사일보다 낮은 비용으로 약 200해리, 즉 370km 안팎의 장거리 스탠드오프 타격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이러한 개조 폭탄은 지상 표적 타격은 물론, 향후 탐색기와 데이터링크 등을 결합할 경우 해상 표적 공격이나 기만체 임무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가 장거리 미사일 재고 부담, 국산 KGGB 진화 필요성
미군의 이번 시험발사 성공은 고가의 첨단 유도무기 확보에만 집중해 온 한국 공군에도 구조적 시사점을 던진다.
현재 한국 공군은 원거리 정밀 타격을 위해 슬램이알(SLAM-ER)이나 타우러스 같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지만, 이들 무기는 1발당 수십억 원에 달해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면전 발생 시 불과 며칠 만에 고가의 순항미사일 재고가 한계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한국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발당 약 1억 원 수준으로 저렴한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을 개발해 운용 중이지만, 자체 동력이 없어 사거리가 100km 안팎에 머물러 있다.
적의 방공망 밖에서 안전하게 투하하기에는 여전히 사거리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만약 미군의 JDAM-LR 개념을 벤치마킹하여 국산 KGGB에 소형 추진 엔진을 통합할 경우, 막대한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전투기의 생존성을 보장받는 장거리 타격 수단을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다.
비싼 순항미사일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교리에서 벗어나, 저렴한 개조 폭탄을 활용해 물량전 대비태세를 갖추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