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빠들 골방 취미인데”…중국 정부까지 ‘러브콜’ 쇄도? ’20조 떼돈’ 기회 터졌다

중국 정부, 한국 골프존 ‘시티골프’에 주목
도심 속 18홀, 디지털 스포츠의 새 모델로 부상
14억 인구 시장 향한 골프존의 글로벌 티샷

골프존이 만든 실내 하이브리드 골프장 ‘시티골프’가 중국 정부의 눈길을 끌고 있다.

스크린골프와 실제 필드의 경계를 허문 이 모델은 이제 단순한 오락이 아닌, 중국이 추진 중인 ‘디지털 스포츠 산업화’ 전략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한국 기업의 기술이 중국 정부의 정책 프레임 안으로 들어간 셈이다.

중국이 주목한 한국 기술, ‘시티골프’가 디지털 스포츠의 교본이 되다

중국은 최근 ‘스마트 스포츠’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정했다. 2030년까지 산업 규모를 7조 위안으로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인공지능과 센서를 활용한 체육 시설을 장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골프존이 만든 시티골프가 도심형·디지털 기반 스포츠 공간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으며 중국 정부의 ‘스마트 스포츠 대표 사례’ 명단에 올랐다. 한국 기술이 중국의 국가 전략 속으로 편입된 것은 드문 일이다.

시티골프는 약 7500평 실내 공간에 실제 필드와 흡사한 18홀을 구현한다. 티샷은 스크린에서, 퍼팅은 실제 그린에서 진행되는 방식으로 날씨나 계절 제약 없이 라운드가 가능하다.

여기에 골프존의 특허 기술인 모션플레이트가 적용돼 다양한 경사 조건을 실감나게 재현한다. 이 기술력은 중국의 유휴 상가나 쇼핑몰을 새로운 스포츠 시설로 바꾸는 데 적합하다.

중국에서 골프는 오랫동안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변화가 뚜렷하다. 도심 실내형 시설은 토지 규제나 기후 제약을 피해 젊은 층의 새로운 여가로 자리 잡고 있다.

톈진과 연길에 문을 연 시티골프 1·2호점은 SNS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지난해에는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체육총국이 공동 주최한 포럼에서 공식 사례로 소개됐다.

14억 인구가 움직인다, 시티골프가 불러온 거대한 경제의 티샷

경제적 파급력도 크다. 14억 인구의 잠재 수요는 수천 개의 경기장과 수백만 개의 일자리, 1000억 위안(약 한화 20조 원) 이상의 파생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티골프를 기반으로 열린 ‘골프존 차이나오픈’은 50개 도시에서 1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전국 대회로 성장했고, 내년에는 총상금을 두 배로 늘려 글로벌 예선까지 확대된다.

골프존은 내년 1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골프 박람회 ‘PGA쇼’에 참가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을 마련한다. 중국에서 쌓은 성공 경험을 발판 삼아 미국과 유럽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기업의 기술이 중국 정부의 공식 모델로 인정받은 사례는 드물다. 디지털과 스포츠, 도시와 여가가 맞물리는 변화 속에서 한국의 골프존이 얼마나 큰 시장의 문을 열어갈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