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손해”…배달앱 수수료에 등골 휘는 자영업자
외부 배달 쓰면 노출 밀려, 알고리즘에 묶인 선택
매출 늘어도 남는 건 없어…장사 본질이 흔들린다

“배달앱 덕에 줄도 서고 대박 났었죠. 근데 이젠 다 빼고 나면 남는 게 없어요. 수수료에 배달비, 원가까지 오르니 그냥 손 놓고 싶을 지경이에요.”
서울 마포에서 브런치 카페를 운영해온 김씨는 최근 배달앱 정산서를 보며 고개를 떨궜다. 매출은 예전처럼 나오는 듯했지만, 수수료와 배달비, 오른 원자재값을 빼고 나면 손에 남는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줄 서서 먹던 가게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적자만 쌓인다”라며 “이럴 거면 가게 문을 닫는 게 낫지 않겠냐는 생각까지 든다”고 털어놨다.
팔수록 손해… 자영업자 울리는 배달앱 수수료의 덫
배달앱 수수료 구조를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중개수수료’는 주문 금액의 6~12%를 차지한다. 이는 배달앱이 고객과 가게를 연결해주는 대가다.

여기에 ‘배달비’가 추가로 붙는다. 배달 거리와 시간대에 따라 2천~4천 원까지 오른다. 문제는 이 모든 비용이 결국 자영업자 몫이라는 점이다.
더 교묘한 압박도 있다. 배달앱 자체 배달 서비스 대신 외부 업체를 쓰면, 가게 노출 순위가 뒤로 밀린다. ‘알고리즘’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것이다.
코로나도 버틴 카페들, 왜 지금 문을 닫나
자영업자들은 선택권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플랫폼의 조건을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는 ‘플랫폼 경제’의 어두운 면이다.
플랫폼 경제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사업 모델을 뜻한다. 우버, 에어비앤비, 배달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플랫폼 기업은 직접 상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중개’라는 이름으로 모든 거래의 통로를 장악한다. 소비자 할인도, 라이더 급여도 궁극적으로는 판매자가 감당한다.
최근 통계가 이 위기를 입증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커피전문점 수가 분기 기준 처음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없던 일이다.
원가도 못 건지는 장사… 자영업의 뿌리가 흔들린다
주요 배달앱의 월간 이용자는 3천만 명을 웃돈다. 전 국민의 60%가 사용하는 셈이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서비스 가치가 높아지는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다.
고객이 많은 곳에 가게들이 몰리고, 가게가 많은 곳에 고객이 몰린다. 자영업자들이 배달앱을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다.

정부가 상생 방안을 내놨지만 체감 효과는 미미하다. 고환율로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자재 값이 비싸진다. 커피 원두, 밀가루, 설탕 같은 기본 재료비가 덩달아 오르는 것이다.
매출이 늘어도 손에 남는 것이 없는 기형적 구조다. 장사의 본질이 흔들리고 있다. 자영업자들을 위한 근본적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대선후 돈뿌리면 2회차 시작일텐데 벌써 죽는소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