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북해 꿈”… 덴마크·영국 모델로 국산화 97% 승부수
성공 확률 ‘반반’… 대만은 공급망 병목, 미국은 고금리에 흔들
“주민 수용성은 합격, 관건은 송전망”… 전력 고속도로가 승패 갈라

“국민성장펀드 1호가 반도체가 아니라 ‘바람’이라니 의외다.”
29일 금융위원회가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에 75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하자 여의도 증권가에서 나온 반응이다.
이재명 정부의 야심작인 ‘국민성장펀드’가 첫 투자처로 전남 신안 앞바다를 택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곳을 ‘기회발전특구’의 전력 심장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일각에서는 “바다에 돈을 쏟아붓는 격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과연 이 프로젝트의 실효성은 얼마나 되며,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덴마크·영국은 ‘대박’, 대만·미국은 ‘고전’… 성공 확률은 반반?

해상풍력은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과 실패가 극명하게 갈린다.
정부가 롤모델로 삼은 덴마크와 영국은 북해의 거친 바람을 자원으로 바꿔 ‘대박’을 터뜨렸다. 이들 국가는 ‘규모의 경제’와 확실한 정부 보증을 통해 해상풍력을 주력 에너지원으로 안착시켰다.
반면 한국과 환경이 비슷한 대만은 자국 공급망 부족과 태풍 등 자연재해, 까다로운 로컬 콘텐츠 규제로 공사가 지연되며 비용이 폭등하는 진통을 겪었다.
미국 역시 최근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뉴욕주 등지의 대형 프로젝트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수익성 악화로 재협상에 들어가는 등 홍역을 치렀다. 글로벌 사례만 놓고 보면 성공 확률은 ‘반반’인 셈이다.
“우리는 대만과 다르다”… ‘조선 강국’ DNA로 승부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성공 확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비록 바람의 질이 북해만큼 최상급은 아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 플랜트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하드웨어 리스크가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국산화율 97%(터빈 제외)’를 핵심 무기로 내세웠다.
핵심 부품인 터빈은 아직 베스타스 등 해외 기업 의존도가 높지만, 하부 구조물과 해저 케이블, 설치 선박 등은 한화오션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맡는다.
이는 대만이 겪었던 ‘공급망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침체된 국내 조선·철강 업계에 3조 4000억 원 규모의 낙수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바람 연금’으로 민심 잡았지만… 진짜 복병은 ‘송전망’

가장 큰 난관이었던 ‘주민 반대’는 ‘금융 치료’로 해결했다. 연간 250억 원 규모의 이익을 주민들에게 배당금처럼 나눠주는 ‘바람 소득(이익 공유제)’ 모델이다.
이미 신안군이 태양광 사업(햇빛 연금)으로 검증을 마쳐 주민 수용성 확보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진짜 승부처는 ‘송전망’이다. 신안 앞바다에서 전기를 아무리 많이 생산해도, 이를 육지의 데이터센터나 공단으로 보낼 전선이 부족하면 무용지물이다. 현재 한국전력의 재정난으로 송전망 확충 속도가 더딘 점이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은 “결국 이번 7500억 베팅이 ‘잭팟’이 되려면 발전소 완공 시점에 맞춰 전력 고속도로를 뚫어내는 타이밍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