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 먹었는데 어쩌나”…하루의 낙이던 ‘이 음식’, 서민들 결국 ‘초비상’

소금빵·베이글 3년 새 40%↑ ‘빵플레이션’ 심화
빵집 매출은 줄고 적자 전환…자영업자 한숨
프랜차이즈만 웃는 시장, 양극화 더 깊어진다

소금빵과 베이글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빵플레이션’이 심화하며 소비자 부담은 물론 자영업자의 시름까지 깊어지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2천 원대에 구매할 수 있던 소금빵이 이제는 3천 원대 중반이 기본 가격이 되었고, 베이글과 샌드위치 가격 역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빵값은 치솟는데…소금빵·베이글이 ‘물가 주도’

올해 상반기 기준 제과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한 빵은 소금빵(15.7%)이며, 샌드위치(15.0%), 식빵, 크루아상, 베이글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신용데이터(KCD) 분석에 따르면 베이글의 중위가격은 3년 전보다 44% 급등해 4,400~4,900원 선에 형성됐고, 샌드위치는 30%대 상승률을 보이며 7,500~8,3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소금빵 역시 3,300~3,700원 수준으로 올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6.5%, 2022년 대비 19.4% 오른 전체 빵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로, 특정 품목이 빵플레이션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가파른 가격 상승세 뒤에는 제과업계의 그늘이 짙게 깔려 있다.

KCD 조사 결과, 제과·베이커리 업종의 월평균 매출은 약 907만 원으로 집계됐으나, 급등한 인건비와 임대료, 원재료비 부담에 발목이 잡혀 수익성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990원 빵’ 논란…팝업스토어가 드러낸 시장의 민낯

매출을 유지하더라도 순이익이 감소하는 현상은 카페 업계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한 유튜버가 소금빵과 베이글을 990원에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가 “빵집이 폭리를 취한다는 오해를 샀다”는 자영업자들의 항의에 부딪혀 일주일 만에 중단한 해프닝은 시장의 복잡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제과 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매출 구조와 낮은 폐업률을 보이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달리, 영세한 개인 제과점은 매출 부진과 폐업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결국 현재의 빵플레이션은 단순히 ‘빵값이 비싸졌다’는 소비자 불만을 넘어,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업계의 생존 위기가 맞물린 복합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물가 안정을 위한 거시적 대책과 더불어, 제과업계 스스로 비용 구조를 혁신하고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 한, 빵 한 조각이 주는 행복의 무게는 갈수록 무거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