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지금이 마지막 기회래”… 한 달 새 8조 5천억 몰린 ‘이곳’, 왜?

금리 인하 기대에 시중자금 요동
2월 예·적금에만 8.5조 원 유입
불확실성 속 안정형 상품 쏠림 뚜렷
은행 자금 유입
출처: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요즘 은행에 사람 많은 이유가 있었네”, “금리 더 떨어지기 전에 예금해야 하나 고민된다”

금리 하락 기대가 커지면서 시중 자금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 정기 예·적금에만 8조 5천억 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의 흐름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예금자들이 향후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지금의 금리를 ‘마지막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광의통화(M2) 지표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정기 예·적금, 금융채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유동성을 뜻하는데, 2월 평균 잔액은 4,229조 5천억 원으로 전월보다 25조 7천억 원 증가했다.

금전신탁 인기…투자 대기자금도 예치 중

은행 자금 유입
출처: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정기 예·적금뿐 아니라 금전신탁에도 4조 9천억 원이 추가로 들어왔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과 관련된 자금이 신탁 상품으로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동안 뜸했던 금전신탁이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다.

반면 시장과 연동되는 금융상품에서는 자금 이탈이 관측됐다. 시장형 상품에서는 3조 5천억 원이 빠져나갔고, 금융채 역시 전월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자금이 보다 안정적인 금융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는 흐름이다.

예금 위주로 자금을 모으려는 금융기관들의 전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계·기업·금융기관까지…모두 예치 경쟁 중

자금 주체별로 보면 기타 금융기관이 무려 17조 1천억 원을 예치하며 전체 흐름을 주도했다. 기업과 가계, 비영리단체들도 각각 4조 원, 3조 6천억 원 수준으로 자금을 늘렸다.

은행 자금 유입
출처: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가계는 정기 예·적금 외에도 수익증권에도 일부 자금을 넣었고, 기업은 유동성이 높은 단기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단기 유동성의 대표격인 머니마켓펀드(MMF)는 오히려 1조 7천억 원이 줄었다. 보다 긴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예치할 수 있는 상품으로의 이동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에서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상태다. 협의통화(M1)는 1,282조 원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소폭 증가했고, 금융기관 유동성과 광의유동성도 각각 상승세를 보였다.

향후 금리 정책에 따라 이런 자금 흐름은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예·적금 쏠림 현상이 강화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이 어떤 변화를 맞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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