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1년 2개월 만에 4%대로 치솟으면서 주식 투자 자금을 빌린 ‘빚투’족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026년 2월 13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4.010%로, 3%대를 유지하던 202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만기)는 연 4.010~5.380% 수준으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전인 1월 16일과 비교하면 하단 금리가 0.260%포인트(p), 상단 금리가 0.150%p씩 급등했다. 같은 기간 은행채 1년물 금리가 2.785%에서 2.943%로 0.158%p 오른 영향이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은 감소하는데 신용대출만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2월 12일 현재 765조 2,543억원으로 1월 말 대비 5,588억원 줄었고, 주택담보대출도 5,793억원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 950억원 증가했다.
단기물 금리 급등이 부른 ‘금리 역전’ 해소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보다 낮던 역전 현상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규제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대폭 줄이면서 일시적으로 신용대출 금리가 더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금리 지표인 1년물 등 단기 은행채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지표인 5년물보다 더 많이 오르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4%대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하단이 3.830%로 아직 3%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신한은행의 서울시 모범납세자 금리 감면 혜택(0.5%p)을 제외하면 사실상 주요 시중은행에서 3%대 금리는 사라진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도 연 4.360~6.437%로 하단과 상단이 각각 0.230%p, 0.140%p 높아졌다. 은행채 5년물 금리 상승(+0.107%p)이 반영된 결과다.
코스피 5000 돌파에 ‘빚투’ 열풍…이례적 신용대출 증가

통상 연초는 상여금 유입으로 신용대출 상환이 활발한 시기다. 그러나 올해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코스피가 5,000을 돌파하면서 주식 투자 목적의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작년 11월 말 40조 837억원으로 약 3년 만에 최대 기록을 세운 뒤 12월 말과 올해 1월 39조 7,000억원대까지 줄었다가 다시 39조 8,000억원대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11월 정점을 찍고 다소 줄었던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이 최근 코스피 5,000 돌파 등과 함께 늘어나는 추세”라며 “올해 1~2월 신용대출이 오히려 불어나는 것은 상당 부분 빚투 등 투자 수요 대출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작년 12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각종 부동산 규제로 주담대가 막히자 투자 자금이 신용대출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금리 인상기 ‘새 뇌관’ 우려…이자 부담 가중

금융권은 신용대출 금리 상승이 향후 금리 인상기에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은 금리 변동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예대금리차 확대를 통해 마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는 연 3%대에서 2.8~2.85%로 하락한 반면, 대출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11월 기준 1.35%포인트였던 예대금리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포용금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2026년 1월부터 개인 신용대출 최고 금리를 연 7% 이하로 자동 조정하고 있으며, 햇살론 특례보증 금리 상한선도 연 15.9%에서 12.5%로 인하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신용도 낮은 고객 대출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정책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진정되더라도 신용대출이 계속 들썩이면 향후 금리 인상기에 새로운 금융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