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역사상 초유의 사태”…64년 만의 대변혁 일어난 한국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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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군 인사 업무 전환 / 출처 : 연합뉴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64년간 독점해온 ‘장군 인사’ 업무를 공무원에게 넘긴다.

군 인사권의 핵심 고리로 꼽혀온 인사기획관리과장 자리가 현역 대령에서 서기관급 공무원으로 전환되는 것은 한국 국방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 자리를 거친 육사 대령들이 대부분 준장으로 진급해온 ‘꽃보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군 내부 권력 구조를 뒤흔드는 제도적 변혁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방부는 17일 ‘국방부와 그 소속기관의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며 인사기획관리과장 보임 규정을 영관급 장교에서 부이사관·기술서기관·서기관 등 일반직 공무원으로 변경했다.

동시에 인사복지실 산하에 ‘군인사운영팀’을 신설해 장성급 장교와 2급 이상 군무원 인사를 전담하도록 했다. 팀장 역시 서기관급 공무원이 맡는다. 안규백 장관은 지난해 7월 국방부 인사기획관에 공무원을 최초 배치하며 문민화 수순을 밟아왔다.

육사 출신 ‘꽃보직’, 공무원에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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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군 인사 업무 전환 / 출처 : 연합뉴스

인사기획관리과장은 군 인사정책과 계획을 총괄하는 국방부 내 핵심 요직이다. 장군 인사까지 담당하는 만큼, 육사 출신 대령들에게는 ‘진급의 관문’으로 통했다.

이 자리를 거친 대령들은 대부분 예외 없이 준장 계급장을 달았고, 이후 군 고위직 진출의 발판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제 이 구조가 완전히 해체된다. 공무원이 장군의 진급과 보직을 결정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장성급 인사 업무를 인사기획관리과에서 분리해 신설 조직인 ‘군인사운영팀’에 이관한 점이다. 이 팀은 장성급 장교뿐 아니라 2급 이상 군무원 인사까지 총괄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각 군의 균형적인 인사정책 수립 기반을 강화하고, 군 인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육·해·공군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객관적 인사를 운영하겠다는 취지다.

장군 만드는 자리, 문민화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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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군 인사 업무 전환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조치는 64년 만의 문민 국방장관인 안규백 장관의 국방 문민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안 장관은 취임 직후인 2025년 7월, 현역 또는 예비역 장성이 맡던 인사기획관에 공무원을 임명하며 선제 조치를 단행했다.

당시에도 군 내부에서는 “인사권 이양”이라는 민감한 반응이 나왔지만, 이번 직제 개편으로 문민화는 제도적으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군 인사 체계가 공무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육사 중심의 폐쇄적 인사 네트워크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장군 인사가 현역 장교의 손을 떠나면서,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군 내부에서는 “군사 전문성이 떨어지는 공무원이 장군 인사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전장 경험과 부대 운용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균형 vs 전문성,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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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군 인사 업무 전환 / 출처 : 연합뉴스

국방부는 이번 개편이 각 군 간 균형을 맞추고 인사의 공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육사 출신이 장군 인사를 주도하면서 육군 중심의 인사 편향이 있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공무원이 중립적 입장에서 해·공군과 육군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군 내부에서도 “육사 카르텔”에 대한 불만이 누적돼 있었던 만큼, 제도적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하지만 군사 전문성 저하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 장군 인사는 단순한 행정 업무가 아니라, 전시 지휘 능력과 작전 경험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 영역이다.

공무원이 이러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준과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으면, 오히려 인사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방 전문가들은 “문민화의 방향성은 옳지만, 군사 전문성을 보완할 수 있는 자문 체계나 평가 기준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정안은 현재 입법 예고 단계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64년 만에 군 인사 체계의 근간이 흔들리는 만큼, 군 내부와 국방 전문가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문민화라는 대의와 군사 전문성이라는 실질, 두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이번 개편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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