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청약 당첨의 기쁨이 하루아침에 수천만 원의 금전적 타격과 형사처벌로 뒤바뀌는 촘촘한 그물망 검증이 시작된다.
위장 전입이나 가짜 임신진단서 등을 동원해 가점을 부풀린 꼼수 당첨자를 잡아내기 위해 정부가 현미경 검증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례적인 고강도 단속 예고에도 불구하고, 꼼수 청약에 밀려 번번이 탈락했던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공무원들은 대체 뭘 하고 있었냐”는 뼈아픈 쓴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제야 약국 뒤지나” 터져버린 분통
국토교통부는 작년 7월 이후 분양한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과 지방 인기 단지 43곳, 총 2만 5000세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부정 청약 전수조사에 나섰다.

과거 조사가 주민등록등본상 주소지를 대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활용한 팩트체크가 핵심이다.
가장 눈에 띄는 방식은 부양가족 가점을 노린 위장 전입자를 걸러내는 요양급여내역 추적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산다며 청약 가점을 높게 받은 당첨자의 경우, 부모님이 최근 3년 동안 실제로 어느 지역에 있는 병원과 약국에서 진료를 받았는지 그 소재지를 낱낱이 확인한다.
서류상 주소지는 서울 아파트로 되어 있지만, 정작 3년간 감기약을 처방받고 물리치료를 받은 곳이 지방의 동네 의원으로 찍힌다면 꼼수 동거로 간주하는 식이다.

이 같은 구체적인 검증 방식이 공개되자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환영과 동시에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서류 한 장으로 위장 전입이 통하던 시절에 진작 이런 교차 검증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고 행정청은 대체 뭘 했느냐는 비판이다.
만점 통장이 쏟아지고 브로커가 판치는 동안 소극적인 서류 검토로 일관하다가, 뒤늦게 부모님 동선까지 추적하겠다며 늑장 대응을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로또 당첨의 대가, 8천만 원 공중분해
뒤늦은 단속이라는 원성 속에서도 정부의 감시망에 걸려 부정 청약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그 대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가장 먼저 당첨 계약 자체가 무효로 취소되며, 이미 납부한 수천만 원 단위의 계약금은 법에 따라 전액 몰수된다.

예를 들어 분양가 8억 원짜리 아파트에 당첨돼 최소 10%의 계약금을 냈다면, 그 자리에서 8000만 원이라는 생돈이 고스란히 증발하게 되는 구조다.
여기에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형사처벌이 뒤따르고, 향후 10년 동안 주택 청약 자격마저 완전히 박탈당한다.
당첨 다음 날 부랴부랴 혼인신고를 하거나 브로커에게 공인인증서를 넘기는 등 얄팍한 속임수를 썼던 일부 당첨자들은 수천만 원의 재무적 파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토부는 성인 자녀를 앞세운 세대 분리나 단기 위장전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뚫려있던 제도를 손본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