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돈 없는 이유 여깄네”…’실수’로 샌 돈이 5700억? 서민들 ‘분통 터져’

국세청, 6년간 잘못 걷은 세금 9조 환급
‘세금 실수의 이자’ 5,700억, 신뢰 흔들려
데이터 허점 그대로면 환급은 계속된다

국세청이 지난 6년간 잘못 매긴 세금을 납세자에게 돌려준 금액이 무려 9조 원을 넘었다. 세금을 걷는 기관이 오히려 ‘세금 환급 대장’이 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붙은 이자만 5,700억 원에 달한다. 단순한 행정 실수라기보다, 관리 체계의 허술함이 드러난 결과에 가깝다.

“9조 원 되돌려준 국세청”…세금 걷는 기관이 환급왕 된 이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조세 불복을 거쳐 환급된 금액은 9조 3,246억 원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지방국세청이 5조 6,900억 원으로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중부청이 1조 원, 부산청 9,812억 원, 대전청 6,282억 원이 뒤를 이었다. 전국 곳곳의 세무서가 비슷한 수준으로 세금을 잘못 매기고 있었던 셈이다.

잘못된 과세로 인해 납세자에게 지급된 환급 가산금, 즉 이자도 만만치 않다.

6년간 총 5,715억 원이 지급됐다. 2019년 639억 원에서 2020년엔 1,459억 원으로 급증했고, 이후에도 매년 수백억 원씩 나갔다. 한마디로 ‘세금 실수의 이자’가 매년 국민 세금으로 지불된 셈이다.

국세청 내부의 귀책률도 무겁다. 조세 불복 사건 중 13~15%가 직원의 잘못으로 판정됐고, 대구청은 26.7%, 인천청은 21.1%에 달했다. 세금의 기본 절차조차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런 반복이 납세자의 신뢰를 갉아먹는다고 지적한다. 세금은 ‘국가에 대한 믿음’ 위에 서 있지만, 잦은 과세 오류는 “왜 내가 먼저 믿어야 하나”라는 불신으로 이어진다.

‘원클릭 환급’ 도입했지만…데이터가 틀리면 답은 같다

박성훈 의원은 “성과 중심의 부실 과세를 멈추고, 정확하고 공정한 세금 부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도 뒤늦게 개선에 나섰다. 올해부터 최대 5년치 환급액을 한 번에 조회·신청할 수 있는 ‘원클릭 환급 서비스’를 도입했다.

복잡한 절차와 대행 수수료를 줄인 건 긍정적이지만, 시스템이 아무리 편리해도 입력되는 데이터가 틀리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세금은 나라 살림의 뼈대다. 그만큼 ‘한 푼의 오류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원칙이 필요하다. 국세청이 구조적 허점을 방치한다면, 국민이 돌려받는 세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늦기 전에 근본적 점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