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시대 끝?”… 전기차 시장 ‘대란’ 현실화되나

세제 혜택 끝나자 급매 쏟아져
기록적 판매에도 주가는 ‘뚝’
신차 계획 부재, 불확실성 지속

테슬라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5% 이상 급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49만7099대라는 역대급 인도량에도 투자자들은 “일시적인 특수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냉담하게 돌아섰다.

현지시간 10월 2일 테슬라가 발표한 3분기 인도량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46만2890대) 대비 7.4% 증가한 수치로, 테슬라 역사상 최고 분기 기록이다.

그러나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가 시장 심리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세액공제 종료 전 마지막 구매 러시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가 9월 말 종료되기 전, 그동안 구매를 미뤄왔던 소비자들이 대거 몰렸다. 차량 1대당 최대 7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수요가 집중된 것이다.

주력 모델인 SUV 모델 Y와 세단 모델 3의 합산 판매량은 48만1166대로, 전년 대비 9.4% 늘었다. 반면 고급형 모델 X·S와 사이버트럭의 판매는 30%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대중형 모델에 집중된 수요는 세액공제 종료 전 ‘막차 수요’가 실적을 끌어올렸음을 보여준다.

호실적에도 주가 급락한 이유

지난 2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5.11% 하락한 436달러로 마감했다. 인도량 발표 직후 잠시 상승했지만 곧 하락세로 전환되며 낙폭을 키웠다.

9월 한 달 동안 33%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크게 불어났던 주가 상승 흐름은 하루 만에 꺾였다.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을 “세액공제 종료 전 마지막 반짝 특수”로 받아들이며, 10월 이후 판매 급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의 암울한 전망

전문가들의 시각도 대체로 비관적이다. CFRA의 가렛 넬슨 애널리스트는 “지난 분기 인도량은 과거의 결과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10월 이후 판매 흐름”이라며 “테슬라가 당분간 신모델을 내놓지 않아 판매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스테퍼니 발데즈 스트리티 책임자 역시 블룸버그TV에서 “전기차 시장은 앞으로 한동안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이라며 4분기 성장세 둔화를 경고했다.

경쟁사 리비안도 같은 날 3분기 인도량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고 발표했지만, 올해 출하 목표치를 4만6000대에서 4만3500대로 낮췄다. 세액공제 종료 이후 수요 둔화를 선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부담은 세액공제 종료에만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연비·배출가스 규제 완화로 수익에 기여해온 배출권 거래 사업이 위축될 수 있는 데다, 저가형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는 있지만 가격과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테슬라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 가운데, 향후 판매 흐름과 머스크 CEO의 보상안 표결 결과는 향후 주가 향방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