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6만 원→16만 원 ‘초대박’…해외 ‘러브콜’ 쏟아지더니 “결국 일낸 한국산”

컨테이너선 59척 수주…조선업 불씨 되살린 HD현대
52주 최저가 6만→16만, 친환경 전환이 견인했다
전력·에너지로 확장, ‘멀티 성장’ 기대 커진다

세계 해운 시장이 다시 거세게 움직이고 있다. 한동안 얼어붙었던 조선업에 불이 붙으며, HD현대가 그 한가운데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올해에만 컨테이너선 59척을 수주하며 작년의 두 배가 넘는 성과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사 전체 발주량의 80% 가까이를 혼자 끌어안은 셈이다. 단순한 경기 반등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다.

1년 새 6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HD현대의 체질 개선이 불렀다

최근 글로벌 운임지수는 반 토막이 났지만, 배 발주는 멈추지 않았다. 화물 운임보다 더 강한 건 선대 교체 수요였다.

전 세계 해운사들이 이제는 “오래된 배” 대신 탄소 배출을 줄인 친환경 선박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HD현대는 이 흐름을 정확히 읽었다.

LNG 추진선, 메탄올 연료선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며,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주가 흐름에도 선명히 드러난다. HD현대는 52주 최저가였던 6만 원대에서 최근 16만 원대까지 올랐다. 1년 새 세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단기 급등이 아닌, 실적과 신뢰가 쌓여 만들어진 꾸준한 상승세다. 시장은 ‘일시적인 조선 경기 반등’이 아니라 ‘체질 개선에 따른 성장 전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적 개선세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6조 원대였던 영업이익이 올해는 5조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순이익률은 4%대, ROE는 10%에 근접하며 수익성 회복이 본격화됐다. 부채비율은 180% 수준이지만, 조선 대기업 기준으로는 안정적이다. 배당 또한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투자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조선 넘어 전력·에너지까지…HD현대, ‘멀티 성장’ 시동 걸었다

특히 조선 외에도 전력기기, 에너지 등 그룹 내 다른 사업 부문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멀티성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물론 모든 것이 순항 중인 것은 아니다. 미국의 통상 정책, 홍해 해상로 불안, 러시아 제재 등 대외 변수는 여전히 잠재적 리스크다.

특히 미국이 고율 관세 정책을 강화할 경우, 컨테이너 수입 비용이 늘어나고 발주 시장에도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업계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내놓는다. 친환경 전환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글로벌 해운업의 생존 과제이며, HD현대는 그 변화를 가장 빠르게 실적으로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HD현대는 조선업의 새로운 전성기, 그 한가운데 서 있다. 앞으로 이 상승 흐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