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밍한 일본식 라멘,
한국의 매운 맛으로 변한 뒤
들려온 세계 제패 소식
“우리 동네에는 언제 한국 라면이 들어오는 거냐”, “라면이 없었으면 굶을 수밖에 없었다”
매운맛을 못 먹는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들이 점차 한국인의 매운맛에 빠져들고 있다.
최근 관세청은 “지난 4월 라면 월별 수출액이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어섰다. 또한 연간 수출액조차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연간 라면 수출액은 2019년 팬데믹 전 4억 4670만 달러에서 2023년 9억 5240만 달러로 2배 넘게 늘어났다.
유튜브와 OTT 등을 타고 퍼진 한류 문화가 까다로운 세계인들의 입맛을 매운맛으로 물들이고 있다.
1963년 전쟁통 이후 시작된 작은 발걸음
라면의 원조로 알려진 삼양라면은 1963년 9월 15일 출시된 최초의 한국 인스턴트 라면이었다.
1950년 대 말 보험 회사를 경영하던 전중윤 삼양식품 회장은 일본에 출장을 간 일이 있었다.
일본에서 인스턴트 라멘을 처음 본 전 회장은 바로 이거다 싶었다. 1958년 닛신식품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인스턴트 라멘은 삶은 면에서 수분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튀김 튀기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후 삶은 면을 튀긴 후 닭뼈 육수를 첨가해 치킨 라멘을 세상에 내놓았다.
당시 한국은 6.25 전쟁 직후라 먹을 것이 부족해 꿀꿀이죽도 못 먹어 많은 이들이 굶던 상황이었다.
일본식 인스턴트라멘을 한국으로 가져온 전 회장이었지만 일본식 라면은 그다지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일본의 제조법을 그대로 가져와 밍밍한 데다 느끼하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전 회장은 그러나 포기를 모르는 남자였다. 그는 한국인 입맛에 특화된 라면을 만들기 위해 회사에 연구실을 만들고 뛰어난 수프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당시 북적이던 종로 한복판에서 공개 시식회를 열어 화제를 모았고 이어 청와대까지 방문해 박정희 대통령에게 라면의 맛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이때 라면의 맛을 처음 본 박 대통령은 한국인이 맵고 짠 것을 좋아하기에 고춧가루를 더 넣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고 이에 삼양라면에는 매운맛이 가미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한국 매운 라면은 최근 외국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의 한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6.25 전쟁 이후 한국은 일본에서 보잘것없는 국수 한 그릇을 도입했고, 이것이 끝내 뜻밖의 영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라면서 “한국에서 라면은 전 국민이 사회적 격차를 뛰어넘는 필수 식문화로 자리매김, 이 음식을 통해 사회 통합은 물론 전 세계를 제패하기까지 했다”며 소개했다.
그렇게 수십 년 간 맛을 갈고닦아온 한국 라면은 인스턴트라면의 원조인 일본 조차 뛰어넘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기준 미국 라면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일본의 도요스이산(48%)이었지만 일본 라면은 한국 라면의 반값도 안 되는 저가 상품 취급을 받고 있다.
농심 신라면은 한 봉지에 1.5달러 내외로 팔리고, 신라면 블랙은 2.5달러 정도이다. 반면 일본 라면은 한 봉지에 0.5달러 정도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또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맛 좋은 라면으로 ‘신라면 블랙’을 선정하기도 했다.
특히나 인플레이션으로 전 세계 음식료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음에 따라 각국 중산층들은 저렴하면서도 맛 좋은 한국 라면을 대체 식품으로 선택하고 있다. 미국만 보더라도 중산층들이 평소 먹지 않았던 라면을 즐겨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 내 닭 가슴살 907g의 가격은 2020년 1월 약 7900원에서 2023년 10월 약 10900원으로, 치즈버거의 경우 2019년 약 12000원에서 2023년 10월 약 20,000원으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생활비 절감을 위해 값싸고 맛 좋은 대체 식품을 찾고 있는 가운데, 한국 라면의 판매량은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까기 마사오가 라면만들었다고 빌드업을 준비중인가
너거 아부지가 만들었제?
그렇게 맛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