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 …역사상 ‘최악의 전투기’였는데, 트럼프까지 들었다 놨다

100대 이상의 전투기 엔진 구매
미국과 인도의 화해 분위기 기대
미국의 중국 견제에 필요한 인도

한때 극심했던 미국과 인도의 무역 갈등이 인도 방산 역사상 최악의 사례로 손꼽히는 ‘테자스 전투기’ 덕분에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등을 빌미로 총 50%의 막대한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에 반발한 인도는 국경 분쟁으로 국민감정이 좋지 않았던 중국과 관계 회복을 시도하기도 했었다.

전투기 엔진 구매로 화해 분위기 조성

미국과 인도의 화해 조짐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은 최근 체결된 도합 113대의 전투기 엔진 구매 계약이다. 인도 국영 항공기 제작사 HAL은 SNS를 통해 제너럴 일렉트릭과 테자스 Mk-1A 전투기에 탑재할 엔진 113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100대 이상의 전투기 엔진을 구매하는 만큼 상당한 금액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도 정부는 HAL에 약 10조 원 규모의 테자스 전투기 97대를 주문한 바 있으며 HAL 측은 전투기 엔진이 2027년부터 2032년까지 납품될 것이라 언급했다.

또한 이번 대규모 전투기 엔진 계약은 미국과 인도의 무역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된다.

인도 방산 역사상 최악의 전투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테자스 전투기가 인도 방산 역사상 대표적인 삽질이자 최악의 흑역사로 손꼽힌다는 사실이다. 인도는 자국 공군이 운용하던 MiG-21 전투기의 노후화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를 대체할 목적으로 1970년대부터 신형 전투기 개발을 구상했다.

그러나 인도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전투기 엔진 국산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며 이 때문에 테자스 전투기 개발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사이 인도 공군의 MiG-21은 기체 노후화와 부품 수급 문제 등이 겹치며 수십 대가 추락했고, 이에 MiG-21은 ‘날아다니는 관’이라 불릴 정도로 전투기 조종사들의 목숨을 위협했다.

결국 인도는 테자스 전투기의 엔진과 주요 장비를 미국 등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으나 비정상적인 개발 기간으로 인해 최악의 전투기란 평가만을 남겼다.

미국의 국제 전략에 반드시 필요한 인도

인도는 미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이자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가다.

하지만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으로 인해 미국과 마찰을 빚어 왔으며 이것이 무역과 관세 갈등으로 번지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줄일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으며 여기에 상당한 금액이 오가는 전투기 엔진 계약까지 체결되며 양국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과 인도의 이번 전투기 엔진 구매 계약이 향후 양국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