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회장, 산삼에 7800만 원 썼다
지리산서 70년근 천종산삼 30뿌리 발견
항암·면역·혈당 조절까지 과학도 주목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누구보다 강인한 체력과 추진력으로 유명했다. 그의 ‘에너지의 원천’으로 자주 언급되던 것이 바로 산삼이다.
생전 정 회장은 귀한 산삼을 직접 구매해 챙겨 먹을 만큼, 건강 관리에 있어 산삼을 신뢰했다.
실제로 과거 한 심마니의 집을 찾아가 감정사 없이 산삼을 살펴본 뒤, 아파트 한 채 값에 해당하는 7800만 원을 현금으로 건넸다는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그는 산삼의 노두, 꽃대, 약통을 차례로 살핀 뒤 “이런 물건은 처음 본다”고 감탄했고, 한 뿌리를 3시간 30분 동안 천천히 씹어 먹었다. 정 회장에게 산삼은 ‘몸을 다스리는 약초’이자 ‘인생을 지탱하는 전략’이었다.
지리산 품은 ‘자연의 선물’…70년근 천종산삼 30뿌리 발견

한편, 최근 지리산 자락에서도 ‘진짜 산삼’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수십 년간 사람의 손을 피해 자라온 천종산삼 30뿌리가 한 약초꾼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한국전통심마니협회는 60대 약초꾼 황 모 씨가 지난 5월 6일, 경남 함양군 지리산 자락에서 최고 70년근으로 추정되는 천종산삼 30뿌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모두 반경 5m 이내에서 집중적으로 자라난 이 산삼들은 색상, 향, 뿌리 모양에서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협회 측은 해당 산삼의 감정가를 1억 7000만 원으로 책정했다.
천종산삼은 야생 동물이나 조류가 산삼 씨앗을 먹고 배설한 뒤 자연 상태에서 수십 년에 걸쳐 자라난 ‘완전 자연산’ 산삼을 뜻한다.
면역부터 항암까지…산삼이 주는 치유의 힘

한편, 산삼에 대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전설’처럼 들리지만, 그 약효는 과학적으로도 꾸준히 검증되고 있다. 특히 천종산삼은 재배 인삼과 비교해 사포닌(진세노사이드) 농도가 훨씬 높고, 약리 효과도 복합적이다.
현대 연구에 따르면 산삼은 면역력을 강화하고 피로 회복을 돕는 것은 물론, 혈액순환 개선, 항암 작용, 항산화 효과, 혈당 조절, 간 기능 보호, 뇌세포 보호 등 전신 건강에 다방면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진세노사이드 Rg3는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Rb2는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산삼 추출물이 치매 예방, 심혈관 질환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 연구 결과를 낳고 있다.
정주영 회장의 식탁 위를 지켰던 산삼은, 이제 다시 사람들 앞에 나타나고 있다. 전통과 과학이 모두 주목하는 이 뿌리 깊은 존재는, 여전히 우리의 몸과 삶을 위한 가장 깊은 해답 중 하나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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