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부산에서 괴한의 흉기 습격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정맥에 손상을 입고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당초 이 대표는 피습 직후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의 상태에 대해 “경정맥 손상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량 출혈이나 추가 출혈의 위험이 있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후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송태진 이대서울병원 뇌혈관센터장은 “경동맥은 뇌로 가는 주요 혈관이고, 뇌에서 나오는 혈관은 경정맥”이라고 설명하며, “혈류량이 많아 손상 시 심각한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부위”라고 말했다.
송 센터장에 따르면 경정맥 손상 시 초음파나 CT 등으로 먼저 손상의 정도를 파악하고, 심각한 문제가 없다면 봉합 수술을 하지만, 손상이 큰 경우에는 혈관에 추가적인 처치가 필요하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상태가 심각하다면 외과 전문의가 있는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경정맥은 피가 지속적으로 흐르는 부위이므로, 심각한 손상이 있을 경우 즉시 응급 수술을 하지 않으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의는 “경정맥 손상은 술에 취한 사람들 사이의 싸움이나 유리가 목에 박히는 사고로 인해 병원에 자주 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재명 대표의 경우 고의적으로 공격당한 것으로 보여, 심각한 상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전문의는 “10cm가 넘는 칼로 목을 찔렀을 때는 찔린 부위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깊숙한 곳에 있는 중요 혈관에 손상이 있는지가 생명을 좌우한다”며,
“표면상의 상처가 1cm든 0.5cm든, 중요한 것은 칼날이 얼마나 깊숙이 들어갔느냐이다. 경정맥이든 경동맥이든, 중요하지 않다. 표면에 가까운 경정맥이 손상되어도 즉시 많은 피가 나와 기도를 막고 사망할 수 있다. 반면, 경정맥의 작은 분지가 손상된 경우라면 위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7분쯤 부산 현장 일정을 소화하던 중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당했다.
이 남성은 ‘내가 이재명’이라고 쓰인 왕관을 쓴 채로 이 대표에게 다가가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한 후, 과도로 이 대표의 목을 찔렀다. 이 대표는 목 부위에 약 1cm 길이의 상처를 입었다.
흉기를 소지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돼 부산 강서경찰서로 이송됐다. 그는 경찰에게 ‘이재명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김씨는 충남에 거주하며, 그의 당원 여부나 직업 등은 아직 확인 중이라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당시 상의 재킷 안에 길이 18cm의 흉기를 숨겨두었다가 이를 꺼내 이재명 대표를 찌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흉기를 구입했으며, 별다른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경찰은 69명으로 이루어진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여 김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그의 신병 처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