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 품귀 현상을 빚었던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봄동비빔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구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봄동 철이 가기 전에 꼭 먹어야 하는 비빔밥 레시피’라는 제목으로 각종 조리법과 인증 사진이 쏟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유행의 촉매가 18년 전 방송 영상이라는 사실이다. 방송인 강호동이 2008년 예능 프로그램에서 봄동겉절이 비빔밥을 “고기보다 배추가 맛있다”며 극찬했던 장면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조명되며 누리꾼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30대 여성 A씨는 “친구들과 모여 잘 가지 않던 재래시장까지 가 봄동을 샀다”며 “함께 요리해 먹었더니 즐겁기도 하고 건강한 느낌에 맛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특정 음식이 대중문화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음식 바이럴 마케팅’의 전형적 사례다. 복고 트렌드와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결합되면서, 제철 식재인 봄동의 2~3월 구매 수요 증가 시기와 맞물려 전 세대로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18년 전 영상이 불러온 복고 열풍
온라인에 올라온 봄동비빔밥 레시피는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고춧가루와 액젓, 다진마늘, 설탕이나 매실청을 넣고 달걀부침을 올리는 방식이다. 기호에 따라 고추장과 참기름을 추가하기도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계란프라이와 참기름을 꼭 넣어야 제맛”이라는 조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트렌드는 단순히 새로운 음식 유행을 넘어, 과거 콘텐츠가 새로운 세대에게 재발견되는 ‘디지털 복고 현상’을 보여준다. 18년 전 영상이 현재의 건강식 트렌드와 만나며 새로운 가치를 얻게 된 것이다.
봄동의 영양학적 가치와 건강 효과

봄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풍부한 영양소 때문이다. 봄동 1접시에는 식이섬유 약 3~4g이 함유돼 있으며, 비타민 C, 베타카로틴(비타민 A), 비타민 K, 칼륨, 엽산 등이 풍부하다. 특히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화합물이 가열 시 인돌-3-카비놀로 전환되면서 항염 작용과 세포 보호 기능을 발휘한다.
영양학 연구에 따르면, 봄동을 1개월 꾸준히 섭취했을 때 단계별 신체 변화가 나타난다. 1주차에는 식이섬유가 장내 유익균에 먹이를 제공하며 장이 적응하고, 2주차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가 세포 보호 신호를 보낸다.
3주차에 들어서면 식이섬유가 탄수화물 흡수 속도를 낮춰 혈당을 완만하게 조절하며, 4주차에는 단쇄지방산 생성으로 장벽이 재건된다. 다만 이는 특정 질환 치료가 아닌 영양학적 보조 역할임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가가 제시하는 건강한 섭취법
의료 전문가들은 몸에 좋은 봄동으로 만든 음식이라도 밥 양과 양념에 유의해야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은정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봄동은 녹색 잎채소로서 섬유질과 비타민 등 좋은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함께 비벼 먹는 흰쌀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채소와 함께 먹는 경우 위험이 덜하긴 하지만, 과다 섭취하면 ‘혈당 스파이크(식후 혈당 급상승)’가 올 수 있어 적절한 양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온라인에 떠도는 조리법에는 공통적으로 멸치액젓이나 간장, 설탕이나 매실액, 고추장 등이 들어가는데 평소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나트륨이나 당 함량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며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갑상선 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 글루코시놀레이트 과다 섭취가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신장 기능 저하 환자는 칼륨 함량이 높아 섭취 조절이 필요하다.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생 섭취보다 데쳐서 먹는 것이 권장된다.
건강 트렌드는 반가운 현상이지만, 유행에 휩쓸려 무분별하게 따라하기보다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균형 잡힌 식습관이 중요하다. 봄동비빔밥도 적절한 밥 양과 양념 조절, 개인별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비로소 ‘건강한 유행’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