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년간 내리막을 걷던 한국의 결혼 건수가 뚜렷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숫자 회복을 넘어, 누가 누구와 결혼하는지 그 방식과 인식까지 달라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3월 19일 발표한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4만 300건으로 전년보다 1만8천건(8.1%) 증가했다. 2018년(25만8천건) 이후 7년 만에 최다 규모다.

18년 만의 3년 연속 증가…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1년 연속 감소했다. 그러다 2023년 1.0% 증가로 반등한 이후, 2024년 14.8%, 2025년 8.1%로 3년 연속 늘었다. 혼인이 3년 연속 증가한 것은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국가데이터처 박현정 인구동향과장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5년 혼인 건수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23만9천건)을 넘어섰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 수요가 2023~2025년에 집중된 데다, 30대 초반 인구 자체가 늘어난 구조적 요인도 작용했다.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30~34세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남성은 1만2천건(13.5%), 여성은 1만1천건(13.2%) 늘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9세, 여성 31.6세로,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2.2세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연상 연하’ 커플 5쌍 중 1쌍…가부장적 결혼 공식 흔들려
결혼의 구조적 변화도 뚜렷하다. 초혼 부부 중 여성이 연상인 비율이 20.2%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전년보다 0.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남성 연상 부부는 63.0%로 여전히 다수지만 전년 대비 0.4%포인트 줄었고, 동갑 부부는 16.7%로 소폭 늘었다. 국가데이터처는 “과거 남성이 경제를 책임지던 가부장적 구조가 약화되면서 나이 기준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단순한 통계 변화가 아니라 사회 가치관의 재편을 보여주는 신호다.
30~39세 응답자 중 결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도 2018년 36.2%에서 2024년 43.9%로 7.7%포인트 상승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 자체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혼 6년째 감소…그러나 ‘황혼 이혼’은 증가
이혼은 2020년부터 6년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8만8천건으로 전년보다 3천건(3.3%) 줄었다.

특히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이 3만7천건으로 4.0% 감소해, 자녀 없는 부부(2.7% 감소)보다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양육 책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강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황혼 이혼’은 두드러지는 추세다. 남성의 연령별 이혼 건수 중 60세 이상이 2만건(23.1%)으로 가장 많았고, 여성도 60세 이상이 1만5천건(16.6%)으로 1위를 기록했다.
평균 혼인 지속 기간은 17.6년으로, 10년 전(14.7년)보다 2.9년 늘었다. 더 오래 혼인을 유지한 뒤 이혼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장수 사회에서 중장년층이 삶의 질을 새롭게 평가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혼인 증가와 이혼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 흐름은, 한국 사회가 결혼에 대해 더욱 신중하고 현실적인 태도로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초혼 연령 상승과 황혼 이혼 증가라는 이면의 변화는, 고령화 시대 가족 구조의 새로운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