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1단 로켓을 수직으로 착륙시키는 데 성공하던 지난 2월, 한국은 우주항공청(KASA) 출범 준비에 한창이었다. 중국이 자체 우주정거장에서 1년 장기 체류를 준비할 때, 우리는 첫 달 궤도선 ‘다누리’의 성공에 환호했다.
21세기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리는 우주 개발 경쟁에서,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창정 10호 로켓 재사용 성공은, 한국 우주 기술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돌아보게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격차를 넘어, 경제성과 안보 역량에서 ‘넘을 수 없는 벽’이 세워지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발사체 기술: ‘재사용’ vs ‘일회용’, 10년 이상의 격차
가장 뼈아픈 격차는 ‘발사체 기술’에서 드러난다. 중국은 이번 창정 10호 시험 성공으로, 스페이스X가 독점해 온 ‘로켓 재사용’ 기술 클럽 가입을 눈앞에 뒀다.

로켓 재사용은 발사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게임 체인저’ 기술이다. 스페이스X는 팰컨9 로켓 재사용으로 발사 비용을 1kg당 약 289만 원까지 낮췄다.
반면, 한국은 2023년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이제 막 ‘일회용’ 로켓 기술을 안정화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누리호의 발사 비용은 1kg당 약 3,000만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중국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한국보다 10배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항공우주 전문가는 “우리가 이제 겨우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게 됐는데, 저쪽에선 F1 자동차 경주를 준비하는 격”이라며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재사용 기술까지 확보하려면 최소 10년, 비관적으로는 20년의 격차가 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우주 탐사 로드맵: ‘유인 달 기지’ vs ‘무인 착륙선’

양국의 목표 설정은 ‘체급’ 자체가 다르다. 중국은 2030년까지 유인 달 착륙을 완료하고, 달 기지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자체 우주정거장 ‘톈궁’을 운영하며 우주비행사의 장기 체류 기술을 축적하는 등, 우주를 ‘생활 공간’이자 ‘전략 기지’로 만들고 있다.
한국의 목표는 2032년 무인 달 착륙선 발사, 2045년 화성 탐사다. 중국보다 2년 늦게, 그것도 사람이 아닌 무인 착륙선을 보내는 것이 국가적 목표인 셈이다. 자체 우주정거장은 물론, 유인 우주선 계획조차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안보와 경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우주 기술 격차는 단순한 자존심 문제를 넘어선다. 군사적 관점에서 로켓 재사용 기술은 유사시 단기간에 다수의 정찰·통신 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신속 대응 능력’과 직결된다.
저렴한 비용으로 촘촘한 위성망을 구축한 중국은, 한반도 상공을 손금 보듯 들여다보며 군사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도 치명적이다. 미래 산업의 핵심인 위성 인터넷,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은 모두 독자적인 우주 발사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10배 비싼 발사 비용으로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통째로 내줄 수밖에 없다.
이제 막 닻을 올린 우주항공청의 어깨가 무겁다. 중국의 거침없는 ‘우주 굴기’ 앞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담대한 목표 설정과 과감한 투자가 없다면, ‘우주판 잃어버린 10년’을 넘어 영원한 변방으로 남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