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버즈 미국서 리콜 진행
약 5700여대 트림 대상
안전벨트 규정 해석 오류

자동차 리콜 사유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이유가 최근 폭스바겐 전기 미니밴을 곤경에 빠뜨렸다.
폭스바겐이 북미 시장에서 판매된 ID.버즈(ID. Buzz) 전 모델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는데, 그 원인이 3열 좌석이 너무 넓어 미국 안전 기준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넓은 공간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폭스바겐은 좌석 공간을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특이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좌석이 너무 넓다”는 황당한 리콜 사유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된 리콜 신청서에 따르면, 폭스바겐 ID.버즈의 3열 벤치 시트는 두 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만 실제로는 세 명이 앉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넓게 제작됐는데 문제는 이 좌석에 안전벨트가 두 개만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에 당국은 3열 시트의 공간이 넓어 안전벨트 없이 세 번째 승객을 태우려는 유혹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좌석 폭이 일정 기준 이상인 경우 탑승 인원 수만큼 안전벨트를 갖추어야 한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은 충돌 시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ID.버즈의 3열은 허리 공간 약 122cm, 어깨 공간 약 135cm로 표준보다 작지만, 실제 착석 가능한 면적이 넓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됐다. 미국의 자동차 안전 규정은 좌석 폭에 대해 매우 정밀하게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좌석 폭이 140cm 이상일 경우에는 최소 3개의 안전벨트가 있어야 하며, 이는 좌석당 약 37.6cm(14.8인치) 공간을 기준으로 한다. 이는 일부 저가 항공사의 좌석보다도 좁은 수치다.
안전 규정 해석 오류

폭스바겐은 시트 폭 오류가 미국 자동차 안전 기준의 일부 조항을 잘못 해석한 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량 사용설명서에는 승객 수를 2명으로 제한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이 문제가 2월에 처음 제기된 뒤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으며, 3월에는 외부 시험 기관을 통해 FMVSS(연방자동차안전기준) 적합성 검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4월 1일 기준으로 3열 시트 폭이 기준에 맞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해결책은 다소 독특하지만 간단하다. 폭스바겐은 3열 벤치 시트 폭을 제한하기 위해 쿠션이 없는 트림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제로는 두 명만 앉을 수 있도록 좌석 공간을 물리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연방 기준을 준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물론 이 수리는 모든 차량에 무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리콜 대상은 공식적으로 약 5,700대로, 2024년까지 판매된 1,162대, 2025년 1분기에 판매된 1,901대, 그리고 대리점 재고 약 2,500여 대가 해당되며 현재까지 관련 사고나 부상 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