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자동차 품질 부정 사태로
일본 제조업 악화, 강진도 한몫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 그룹인 토요타자동차의 품질 부정 사태가 일본 제조업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새해 첫날 발생한 강진의 영향까지 더해져 1월 일본의 제조업 생산 활동이 코로나19 당시와 비슷하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타자동차 품질 사태로 일본 생산 예측 지수 하락
일본 경제산업성은 1월 제조업 생산 예측 지수가 101.7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월인 12월의 108.4라는 예측치에 비해 6.7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경제 침체가 극심했던 2020년 8월의 100.0 이후 최저 수치다.
이 예측 지수는 주요 기업들의 생산 계획을 종합해 미래 경제 활동을 전망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한편 토요타와 그 계열사들이 품질 검사 결과 조작으로 대규모 생산 중단을 결정하게 되면서 일본 제조업의 생산 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토요타의 경차 전문 자회사인 다이하쓰공업은 충돌 및 연비 시험 등에서 다양한 부정 행위가 발견돼 국내외 64종 차량 출고를 전면 중단한 바 있다.
경제산업성의 한 관계자는 “1월 생산 예측 지수 하락이 다이하쓰의 이러한 대규모 생산 중단 사태를 반영한 결과”라고 언급했다.
토요타자동직기에서도 부정 행위 적발
다이하쓰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약 170만 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그 중 절반 가량은 일본에서 제조됐다.
내각부에 의하면 일본에서 생산되는 승용차 중 다이하쓰가 차지하는 비중은 11.4%에 달한다. 이 회사의 생산 중단 사태는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기계공업 전반의 생산 예측 지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10.6포인트나 하락했고 전체 지수도 2포인트 감소됐다.
경제산업성은 오는 2월 생산 지수가 1월보다 2.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토요타 계열사에서 추가적인 품질 관련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러한 회복세가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달 29일 토요타그룹 산하 토요타자동직기에서 디젤 엔진 생산 과정 중 품질 인증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발견됐다.
이는 히노자동차와 다이하쓰에 이어 그룹 내 세 번째로 드러난 품질 관련 부정행위다. 해당 엔진을 장착한 다수의 토요타 차량이 브랜드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는 지난 30일 토요타자동직기 생산 디젤 엔진이 장착된 랜드크루저 등 10개 차종의 출하를 중단하고 일본 내 4개 공장의 6개 생산 라인을 임시로 정지시켰다. 이는 전날 발표된 제3자 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일본 국토교통성의 출하 정지 결정에 따른 조치다.
일본 GDP 하락에도 영향줄 듯
토요타자동차 그룹의 생산 중단이 길어질 경우 자동차 부품 업계는 물론 전반적인 제조업 분야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실시한 경제구조에 대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및 관련 부품 산업은 전체 일본 제조업의 약 18%를 차지한다.
한편 지역 방송사 CBC TV의 보도에 따르면 토요타는 아이치현에 위치한 요시하라 공장 포함 4개 공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6개 생산 라인의 작업 중단을 5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토요타가 직면한 품질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파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즈호 리서치 & 테크놀로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카이 사이스케는 “토요타의 생산 감소가 올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0.4% 포인트 하락시킬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이 문제의 경제적 영향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