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풀옵션 5천만 원 시대, 너무 비싸다”… 카플레이션에 ‘가성비’ 세단 재조명
차박 열풍에 밀렸던 세단, 5년 만에 판매 반등… 부활 신호
아반떼 40% 급증·E클래스 인기 지속… ‘실속 세단’ vs ‘고급 SUV’ 양극화

“요즘 SUV 가격 보면 헉 소리가 나요. 아이들 때문에 쏘렌토·싼타페 하이브리드 알아봤는데 옵션 넣으니 5,000만 원이 훌쩍 넘더라고요. 그래서 승차감 좋은 그랜저나 가성비 좋은 아반떼로 눈을 돌렸습니다.”
최근 차를 알아보던 30대 가장 박 모 씨의 하소연이다. 차박 열풍과 넓은 공간을 앞세워 대세였던 SUV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이유는 단 하나, 가격이 너무 비싸졌기 때문이다.
끝모르고 치솟는 SUV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다시 세단으로 눈을 돌리면서, 지난해 국내 세단 시장이 5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5년 전 3천만 원대였는데…” SUV 몸값, 5년 새 1,500만 원 껑충
사실 SUV의 전성시대는 예견된 것이었다. 넓은 시야와 공간 활용성, 그리고 캠핑 트렌드가 맞물리며 SUV는 ‘패밀리카’의 정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인기는 곧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자동차 업계 분석에 따르면 국내 인기 중형 SUV의 가격은 최근 5년 사이 평균 30~40% 가까이 급등했다. 5년 전만 해도 3,000만 원 중후반이면 구매 가능했던 싼타페나 쏘렌토 주력 트림이 이제는 5,000만 원을 넘나든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하이브리드 등 첨단 사양이 대거 탑재된 탓이라지만,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인 ‘4천만 원’이 무너진 지 오래다.
반면 세단은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 폭이 적었다. 동급 기준으로 세단이 SUV보다 평균 30% 이상 저렴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굳이 캠핑 갈 거 아니면 세단이 낫다”는 실속파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반떼의 독주, 수입 세단의 건재… “역시 승차감은 세단”
이러한 흐름은 수치로 증명된다. 2025년 국내 세단 판매량은 43만 8,417대로 전년 대비 1.8% 증가하며 하락세를 멈춰 세웠다.

일등 공신은 현대차 ‘아반떼’다. 경쟁 차종인 기아 K3가 단종되면서 수요를 독식, 전년 대비 판매량이 무려 39.4%나 폭증했다. 사회초년생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3040 세대에게 2,000만 원대 중반에 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세단 위상은 견고하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2.0% 성장세를 이끌었는데, SUV의 꿀렁거림보다 안락한 승차감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전문직 수요가 꾸준한 덕분이다.
SUV 점유율 58% 여전하지만… 흐름은 바뀌고 있다
물론 SUV의 아성이 무너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SUV 판매량은 약 87만 대로 전체 시장의 57.8%를 차지하며 여전히 압도적이다. 테슬라 모델 Y와 같은 전기 SUV가 판매 1위를 차지하는 등 트렌드는 여전히 ‘큰 차’를 향해 있다.
전문가들은 세단 반등을 의미 있게 본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유행보다 예산·용도에 맞춰 세단을 고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향후 고가 프리미엄 SUV와 합리적 세단으로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2025년은 “무조건 SUV”를 외치던 시장이 “가격 대비 가치(가성비)”를 따지는 이성적인 시장으로 돌아선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