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은 낮고 성능은 비슷…TS 실험이 던진 대체부품 논쟁
시험대에선 합격점, 보증·중고차 시장에선 계산 복잡
인증부품, 선택지는 넓혔지만 불안은 여전히 숙제

자동차를 수리할 때 값싼 부품을 쓰면 혹시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여전히 크다. 특히 보증 수리 거부나 중고차 가격 하락 같은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들어본 운전자라면 선택은 더 조심스러워진다.
이런 현실 속에서 국토교통부 품질인증부품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가격은 훨씬 낮지만 성능은 같다는 설명과,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불안 사이의 간극 때문이다.
값 낮추면서 불안까지 걷어낼 수 있을까…TS 비교 실험의 속뜻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공개한 비교 시험 결과는 적잖은 관심을 끌고 있다. 공단은 최근 폭스바겐 골프 전면 우측 휀더를 대상으로 순정부품(OEM), 국토부 품질인증부품, 비인증 수입부품을 나란히 놓고 시험했다.
시험 항목은 부품 두께와 인장강도, 프라이머 코팅 접착력 등 차량 외판의 기본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들이었다. 결과는 비교적 명확했다.

품질인증부품은 여러 항목에서 순정부품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비인증 수입부품에서는 아연도금이 확인되지 않았고, 내식성 시험에서는 부식이 나타났다. 공단은 장기간 사용 시 도장 손상이나 강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차이도 눈길을 끈다. 시험에 사용된 품질인증부품 가격은 약 20만 원 수준으로, 34만 원대인 순정부품보다 부담이 적었다. 수치만 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고민해볼 만한 선택지다.
공단이 이런 결과를 반복해서 공개하는 배경에는 “순정이 아니면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완화하고, 인증을 거친 대체부품 시장을 키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수리비 부담이 줄면 보험금 지출도 완화될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한다. 동시에 값싼 비인증 부품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분명히 한다.
시험대 밖에서 드러난 현실…보증·중고차·정비 현장의 벽

하지만 현실의 선택은 실험실만큼 단순하지 않다. 보증 기간이 남은 차량의 경우, 비순정 부품 사용 이력이 향후 A/S 과정에서 논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사고 수리 이후 인접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고차 시장의 분위기도 변수다. 거래 현장에서는 여전히 순정 상태를 중시하는 시선이 강해, 비순정 부품 사용이 감가 사유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정비 현장의 반응도 엇갈린다. 인증부품은 유통이나 마진 구조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일부 정비소에서 선호도가 낮다.
장착 이후 미세한 소음이나 단차 문제가 생길 경우, 소비자가 느낄 불편도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국산차처럼 원래 부품 가격이 높지 않은 차종에서는 절감되는 금액이 크지 않아, 체감상 이점이 줄어든다.

품질인증부품은 값싸고 위험한 대안도, 만능 해법도 아니다. 시험 결과는 하나의 참고 자료일 뿐이고, 실제 선택은 차량 상태와 보증 여부, 향후 활용 계획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제도가 의도한 방향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현실 사이의 간격이 어떻게 좁혀질지는, 앞으로의 시장 흐름을 지켜볼 문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