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그 쌍용차 맞네”…3천만 원대로 나오자 ‘초대박’

무쏘 EV, 출시 반 년 만에 픽업 시장 판도 뒤집다
보조금·유지비 절감으로 3000만 원대 전기 픽업 ‘대흥행’
침체됐던 픽업 시장, 전기차 돌풍 타고 다시 살아난다

출시 반 년 만에 연간 목표 초과, 시장 점유율 66%, ‘무쏘 EV’가 만든 기록들이다.

한때 ‘기름 많이 먹는 차’, ‘투박한 쌍용차’로 외면받던 픽업트럭 시장이 전기차 한 대로 다시 꿈틀대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전기 픽업에 먼저 뛰어들었고, 시장은 그대로 반응했다. 전기차 보조금, 유지비 절감, 실용성. 이른바 ‘가성비 삼박자’가 정확히 통했다.

소상공인부터 레저족까지 무쏘 EV에 반응한 이유다. 조용히 시작된 반란은 이제 시장 전체를 흔들고 있다.

무쏘 EV, 절반의 시간에 목표 초과

올해 3월 출시된 무쏘 EV는 7개월 만에 6892대를 팔아 연간 목표였던 6000대를 뛰어넘었다. 동시에 판매 부진이던 픽업 시장 전체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픽업트럭 신규 등록 대수는 2만918대로, 전년 동기 대비 91.5% 증가한 수치다.

KGM의 전체 픽업 라인업인 무쏘 EV·스포츠 등 은 10월 기준 1만3826대를 기록, 시장 점유율 66.1%를 차지했다. 픽업트럭 3대 중 2대가 KGM 차량이었다.

“3천만원대 전기 픽업” 실화냐?

무쏘 EV의 가장 큰 무기는 ‘경제성’이다. 차량 가격은 4800만~5050만원이지만,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3000만원대 후반까지 떨어진다. 또한, 소상공인은 부가세 환급까지 가능해 체감 가격은 더 낮다.

유지비도 큰 강점이다. 3000km 주행 시 충전비는 약 23만원으로, 타스만 61만원, 콜로라도 64만7000원 등 경쟁 내연기관 모델보다 최대 41만원 저렴하다.

모노코크 바디 구조, 400km 주행 거리, V2L 기능까지 갖춰 실용성도 높다. 출퇴근은 물론 업무와 레저까지 모두 대응할 수 있다.

편견 깬 전기 픽업, 해외도 통했다

무쏘 EV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5월부터 독일과 튀르키예 등에 수출을 시작해 10월까지 2046대가 선적됐다.

브랜드도 재정비했다. ‘렉스턴 스포츠’에서 ‘무쏘’로 명칭을 바꾸며 과거 명차의 정체성을 되살렸다.

여기에 전용 커스터마이징 부품도 판매해 차량 활용도까지 끌어올렸고, 시장 반응에 힘입어 최고출력 400마력 이상의 사륜구동 듀얼모터 모델도 추가로 선보였다.

전기 vs 디젤, 본격 픽업 대전

무쏘 EV의 경쟁 상대는 기아의 타스만이다. 타스만은 오프로드 특화 픽업으로 프레임 바디와 전자식 차동기어 잠금장치를 갖췄다.

10월까지 누적 7540대를 팔아 근소하게 앞섰지만, 유지비와 도심 활용도는 무쏘 EV에 밀린다는 평가가 많다.

기아는 샤시캡, 전기 버전, SUV 파생 모델 출시까지 검토 중이다. 또한 국내외에서 동시에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전기 픽업, 일시적 유행일까 흐름일까

무쏘 EV는 단지 새로운 차종이 아니라 픽업 시장에 ‘변수’를 만들어낸 차량이다. 가성비, 실용성, 브랜드 전략이 맞물리며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전기 픽업이라는 흐름이 일시적인 돌풍에 그칠지,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을지, 그 답은 소비자의 선택 속에서 서서히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