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탄 친구도 기죽었다”…2천만 원에 사는 ‘디자인 깡패’ 준대형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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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2천만 원짜리가 지금은 2천만 원대?”…딜러도 혀 내두르는 역대급 감가
페라리 엔진 공유한 ‘배기음 깡패’…하차감은 2억짜리 포르쉐 안 부럽다
“버튼은 크라이슬러, 수리비는 슈퍼카”…감성으로 덮어야 할 치명적 단점
준대형 세단
E클래스 / 출처 : 벤츠

“솔직히 차를 잘 모르는 소개팅 상대방이 봤을 땐 벤츠 E클래스보다 훨씬 비싼 차인 줄 알더라고요. 웅장한 배기음이랑 삼지창 로고가 주는 포스가 있잖아요. 2천만 원 후반에 사 왔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습니다.”

첫 차로 2018년식 마세라티 기블리를 중고로 산 직장인 최 모 씨(32)는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묘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국산 중형 세단인 쏘나타 디 엣지 신차 예산으로, 이탈리아 감성이 풍기는 마세라티 오너의 길을 택했다.

한때 ‘강남 쏘나타’로 불리며 도로를 점령했던 마세라티 기블리가 중고차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신차가가 1억 2천만 원을 넘던 모델이 감가의 직격탄을 맞으며, 이제는 사회 초년생도 노려볼 만한 ‘가성비 슈퍼 세단’이 됐기 때문이다.

엠블럼 값이 5천만 원? 압도적인 가성비

2026년 1월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2017~2019년식 마세라티 기블리(가솔린 모델 기준)의 시세는 2,500만 원에서 3,500만 원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10만 km 내외의 주행거리를 가진 매물도 3천만 원 언더로 구할 수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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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 출처 : 마세라티

이는 신차 가격 대비 무려 70% 이상 빠진 금액이다. 경쟁 모델인 포르쉐 파나메라가 여전히 높은 가격 방어를 보여주는 것과 대조적이다.

덕분에 ‘카푸어의 상징’이라는 오명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적은 비용으로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의 오너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도 하다.

페라리가 빚은 심장, 가슴 울리는 배기음

기블리를 선택하는 이유의 8할은 배기음이다. 마세라티는 페라리와 엔진 블록을 공유(가솔린 모델)하며, 특유의 날카롭고 웅장한 사운드 튜닝으로 유명하다.

스포츠 모드를 켜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뿜어져 나오는 팝콘 소리와 으르렁거리는 엔진음은 운전자의 도파민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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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 / 출처 : 마세라티

디자인 역시 유려한 곡선과 공격적인 전면부 그릴 덕분에 출시된 지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도로 위에서 여전히 현역 같은 세련미를 자랑한다. 적어도 겉모습과 소리만 놓고 보면 2천만 원대 차량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만족감을 준다.

“실내는 모닝급?”… 이탈리아 감성의 명과 암

하지만 싼 가격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기블리의 가장 큰 약점은 인테리어와 편의 사양이다.

문을 열고 실내를 보는 순간, 외관의 감동은 차게 식는다. 크라이슬러와 부품을 공유해 버튼류는 투박하고, 인포테인먼트는 부족하며, 뒷좌석도 좁아 패밀리카로는 아쉽다. 그래서 “마세라티는 밖에서 남이 볼 때 제일 예쁜 차”라는 말까지 나온다.

부품값은 상상 초월… “유지비 각오해야”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장벽은 역시 정비성이다. 이탈리아 차 특유의 잔고장은 악명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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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 / 출처 : 마세라티

특히 윈도우 스위치 버튼이 끈적거리는 현상, 도어 래치 고장, 각종 센서 오작동 등은 기블리 오너들의 고질적인 스트레스 요인이다.

게다가 부품 가격이 독일 3사(벤츠, BMW, 아우디)보다 훨씬 비싸고, 수리할 수 있는 사설 정비소도 많지 않다. 엔진 오일 교환 같은 간단한 경정비조차 국산차의 3~4배 비용을 각오해야 한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기블리 중고 구매를 두고 “이성보다 가슴이 시키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연비, 편의성, 수리비를 따지면 쉽게 못 사지만, 삼지창 엠블럼과 배기음 한 방으로 단점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겐 최고의 장난감이 된다는 뜻이다.

쏘나타 살 돈으로 누리는 페라리의 감성. 단, 그 감성의 대가로 통장 잔고가 조금씩 새어 나가는 것쯤은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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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거의 다 엄청난 유지비를 못견디고 정비없이 막굴리다 넘기는 차들입니다. 잘 관리된 마세라티는 시중에 매물로 거의 안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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