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결국 현실로 “차주들 이제 어쩌나”…견고했는데, 7.21%로 급감한 이유

완성차 중견 3사 위기
내수 점유율 지속 하락
미국 관세 수출 타격 가중
KGM Renault GM Crisis
중견 3사 내수·수출 이중고 (출처-연합뉴스)

르노코리아·KG모빌리티(KGM)·한국GM 등 완성차 중견 3사는 최근 내수 점유율 하락과 미국발 관세 리스크라는 이중 악재에 직면해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데, 이들 기업은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가 늦어지는 등 시장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

여기에다 미국 정부가 예고한 관세 강화 움직임이 현실화되면, 그동안 실적을 지탱해왔던 수출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견 3사 점유율 ‘반토막’… 신차 부재가 부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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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출처-르노코리아)

올해 1~5월 기준,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중견 3사가 차지한 점유율은 7.21%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6%에서 더 줄어든 수치다.

특히 2021년(15.6%)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인데 내수 판매량은 총 4만 4976대로, 수입차 브랜드(11만 363대)보다도 크게 뒤처졌다.

그 원인은 명확하다.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때 선보이지 못한 것이다. 업계는 “신차 투입이 늦어지면서 경쟁력이 떨어졌고, 브랜드 충성도마저 낮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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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닉 E-테크 (출처-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랑 콜레오스는 월 4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르노코리아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전기 SUV ‘세닉’을, 내년에는 쿠페형 SUV ‘오로라2’(프로젝트명)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3년 연속 신차를 내놓으며 반등을 노리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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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언 하이브리드 (출처-KG모빌리티)

또한 KGM도 2030년까지 신차 7종을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SUV뿐 아니라 픽업트럭, MPV 등으로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액티언 하이브리드 계약을 시작하며 하이브리드 SUV 제품군도 확장 중이다.

한국GM만 정체… “신차 없이 버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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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에스컬레이드 (출처-캐딜락)

반면, 한국GM은 뚜렷한 신차 계획이 없다. 올해 4월 ‘더 뉴 에스컬레이드’를 선보였지만, 이는 볼륨 모델이 아닌 고급 수입차 성격의 차량이다. 시장 반응도 미미하다.

여기에 한국GM의 주력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는 모두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1~5월 기준 트레일블레이저는 1263대, 트랙스는 5667대가 팔려 전년 대비 각각 28.7%, 38.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판매량도 38.8% 줄었다. 한국GM 관계자는 “신차 효과가 미미한 상황에서 추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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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처-한국GM)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한국GM의 국내 철수설까지 흘러나온다. 최근 회사는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내 유휴 부지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를 두고 사업 규모 축소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수출마저 흔들… 관세 리스크에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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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블레이저 (출처-한국GM)

한편 내수에서 힘을 잃은 한국GM이 기댈 곳은 수출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그마저 불안해졌다. 관세가 적용되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 주요 수출 차종의 매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이미 전년 대비 수출이 24.7% 감소했고 트랙스 수출만 7.2% 증가했을 뿐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한국GM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미국 관세 충격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와 KGM은 늦게나마 신차 투입으로 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한국GM은 전략 부재 상태”라며 “지금처럼 국내 입지가 계속 좁아지면 생산시설 유지나 고용 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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