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 닮은 중국차 등장
3분의 1 가격에 중국서 인기
기아 중국 진출 전략 재검토

“이건 그냥 EV3잖아?” 중국 자동차의 ‘짝퉁차’ 논란이 또다시 터졌다. 기아의 전기 SUV ‘EV3’와 지나치게 닮은 외관을 가진 신차가 중국 시장에 등장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문제의 주인공은 중국 둥펑자동차가 출시한 ‘나노 06(Nano 06)’이다. 각진 차체 비율부터 전면부 LED 헤드램프, 플라스틱 휠 아치 클래딩까지, 외관 요소 상당수가 EV3를 연상시킨다.
특히 기아가 EV3의 중국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둥펑이 이보다 앞서 유사 디자인의 차량을 내놓자 “또 베낀 거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中 베끼기 논란 재점화

둥펑 나노 06은 지난 4월 첫 공개 이후 최근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중국 내 외신과 업계 관계자들은 이 차량에 대해 “마치 산업용 복사기를 다시 가동한 듯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디자인 유사성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외관뿐 아니라 실내 구성도 눈에 띈다. 8.8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2스포크 스티어링 휠 등은 중국 전기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이나, EV3와의 유사성을 완전히 부인하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둥펑 측은 “별개의 차량”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우연으로 보기엔 겹치는 요소가 너무 많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다르다’ 강조했지만…차별화는 미비

물론 둥펑 나노 06은 EV3와 다른 점도 있다. 앞뒤 범퍼 디자인, 테일램프 형상, 상하 분리형 테일게이트 등에서 차이를 둔 것이다. 실내 역시 파노라마 선루프, 소파형으로 변형 가능한 2열 좌석 등을 적용해 야외 활용성과 공간성을 강조했다.
전장 4306mm, 휠베이스 2715mm로 EV3보다 소폭 크며, 최대 500리터의 트렁크 용량과 70리터 프렁크 공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184마력 단일 모터와 두 가지 사양의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71km 주행(중국 CLTC 기준)이 가능하다.
특히 5분 고속 충전 시 100km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둥펑은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해 이 차량을 ‘도심형 패밀리 SUV’로 마케팅 중이다.
기아의 대응 주목…中 가격 전략에도 변수

진짜 문제는 가격이다. 나노 06의 판매가는 중국 기준 약 1530만 원부터 시작해 최고 트림이 약 2100만 원 수준으로, EV3의 독일 기준 5600만 원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기아가 EV3를 중국 시장에 출시하려면, EV5처럼 현지 가격을 대폭 낮춰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참고로 EV5는 현재 중국에서 약 285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다만 둥펑 나노 06은 이보다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으며 BYD ‘위안 업’, 우링 ‘빙고 플러스’, 바오준 ‘옙 플러스’ 등과 경쟁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에서 또다시 불붙은 ‘짝퉁차’ 논란은 단순한 디자인 표절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브랜드 간의 전략과 경쟁 구조 전반을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EV3의 중국 출시가 임박한 시점에서 기아의 대응 여부가 향후 논란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상륙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