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후에도 신규 상표 등록
바이백 옵션 시한 12월 임박
재진출 가능성 현지서 주목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현대차가 최근 러시아 당국에 새로운 상표를 계속 등록하며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로스파텐트)에 ‘현대 ix10’, ‘현대 ix40’, ‘현대 ix50’ 등 3개의 상표를 신규 등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2023년 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매각하고 철수한 이후에도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보다.
철수 후에도 이어지는 신규 상표 등록

타스 통신이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대차가 최근 로스파텐트에 등록한 3개의 상표는 자동차, 예비 부품, 액세서리 관련 부문에 해당한다.
또한 계열사인 기아도 ‘기아 마이 모빌리티'(Kia my mobility), ‘어 베터 웨이 투 고'(A better way to go), ‘그린 라이트'(Green light), ‘기아 에디션 플러스'(Kia edition plus) 등 5건의 새로운 상표를 등록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상표 등록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4월에도 각각 최소 8건, 6건의 상표를 등록한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하기 전까지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톱3에 드는 인기 브랜드였다.
그러나 서방의 제재로 인해 부품 수급 등에 문제가 생기면서 현대차의 러시아 내 생산이 중단됐고, 2023년 12월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등 러시아 자산을 1만 루블(당시 약 14만원)에 현지 업체에 매각하고 철수한 바 있다.
재진출 가능성에 대한 현지 관측과 전략적 해석

러시아 매체 RT는 현대차의 잇단 상표 등록에 대해 “러시아 시장 재진입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업계에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일부에서는 단순히 상표권 유지를 위한 전략적 조치일 수 있다고 분석하는 반면, 향후 정세 변화에 따라 현지 시장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현대차가 공장 매각 당시 설정한 ‘바이백 옵션’이다. 이는 2년 내에 재매입이 가능한 조건으로, 그 시한이 올해 12월로 다가오고 있다. 만약 종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공장 재가동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러시아 권역으로 잡히는 수치는 카자흐스탄 등 인근 지역 판매”라며, “딜러를 통한 서비스만 유지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 이후, 2021년 기준 한국의 대러 자동차 수출 비중은 25.5%에 달했다. 특히 같은 해 러시아 내 판매 순위에서 기아와 현대차는 각각 2위, 3위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서방의 경제 제재로 현대차는 부품 수급 등에 문제가 생겨 생산을 중단했고, 결국 공장 매각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