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계획이 있었구나”…’승부수’ 띄운 현대차, 이게 정말이라면

백악관서 정의선 회장이 직접 발표
루이지애나에 270만톤 규모 제철소 건설 계획
미국 현지생산 120만대 체제 구축 목표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향후 4년간 210억 달러(한화 약 31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이번 투자 계획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사상 최대 규모 미국 투자 계획 발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존슨 미 연방의회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는 198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으며, 현재 미국 50개 주 전역에서 57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저는 향후 4년간 210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추가로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이는 우리가 미국에 진출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투자”라고 전했다.

이번 투자는 △자동차(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61억 달러) △미래산업·에너지(63억 달러)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미국 현지생산 120만 대 체제 구축을 위한 투자가 이루어진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앨라배마공장(36만 대), 기아 조지아공장(34만 대), 올해 완공된 HMGMA(30만 대)를 통해 미국에서 100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 HMGMA에는 20만 대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총 50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과 미래 산업 투자

특히 이번 투자의 핵심 중 하나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현대제철이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저탄소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고품질의 자동차강판 공급 현지화를 통해 관세 등 불확실한 대외 리스크에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정 회장은 “이 약속의 핵심은 철강과 부품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60억 달러(한화 약 8조8천억원)를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루이지애나에 새로운 시설을 설립하여 미국 내 13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내에 보다 안정적이고 자립적인 자동차 공급망의 토대가 될 현대제철의 수십억 달러 투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또한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서의 63억 달러(한화 약 9조2350억원) 투자는 자율주행, 로봇, AI, 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 유수의 기업과의 협력 확대 및 보스턴다이내믹스, 슈퍼널, 모셔널 등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의 사업화에 속도를 내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에 대해 “현대차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며 “현대차는 미국에서 생산해 자동차를 만들 것이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현대차는 진정한 위대한 기업으로 큰 영광”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미국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응하는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된다.

특히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현대차그룹의 계획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