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본진서 이런 일이라니”…128년 만에 벌어진 ‘초유의 사태’, 대체 무슨 일?

중국차의 공세… 독일 자동차의 심장부를 겨누다
전기차·SDV 최첨단 기술 격돌
뮌헨 전역이 ‘미래 모빌리티 쇼룸’으로 탈바꿈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모빌리티 전시회에서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9월 9일 독일 뮌헨에서 개막하는 ‘IAA 모빌리티 2025’에 앞서, 8일 열린 프레스데이 현장은 중국 브랜드들의 대거 참여로 독일과 중국 간 기술 격돌의 장으로 바뀌었다.

유럽車의 본진에 도전장 낸 중국

올해 IAA에 참가한 중국 업체는 총 116개사로, 전년 대비 40% 급증했다는 게 VDA(독일자동차산업협회)의 설명이다.

비야디(BYD), 샤오펑, 창안자동차 등 주요 브랜드가 프레스데이에 대거 등장했으며, 이들은 독일 브랜드보다 2~3배 큰 규모의 부스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샤오펑은 쿠페형 전기 세단 ‘넥스트 P7’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플라잉카 콘셉트도 함께 소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비야디는 중형 세단 ‘씰6 DM-i’의 왜건 모델을, 창안자동차는 소형 전기 SUV ‘디팔 S05’를 유럽 최초로 선보이며 라인업 다양성을 강조했다.

전기차 자존심 건 독일의 반격

BMW는 차세대 전기차 전략의 핵심인 ‘노이어 클라세’ 시리즈의 첫 양산 모델, ‘뉴 iX3’를 공개했다. 최대 주행 거리 800km 이상, 10분 충전으로 약 370km를 달릴 수 있는 이 차량은 성능과 충전 효율 모두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폭스바겐은 엔트리급 전기 SUV ‘ID.크로스 콘셉트’를 선보이며 실용성을 강조했다. 이 모델은 2026년 출시 예정으로, WLTP 기준 420km의 주행 거리를 갖춘다.

하지만 독일 브랜드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폭스바겐의 토마스 셰퍼 CEO는 “중국의 역풍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치열해지는 SDV 기술 경쟁

BMW는 ‘슈퍼브레인’이라 불리는 4개의 고성능 컴퓨터로 구성된 전자 아키텍처를 선보였다. ‘하트 오브 조이’ 시스템은 기존보다 10배 빠른 정보 처리 능력을 자랑한다.

구글도 ‘AI와 함께 만들어가는’이라는 슬로건 아래 차세대 AI 솔루션을 선보였다.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원형 전시 공간을 마련해 인기를 끌었다.

이런 기술 경쟁 속에서 중국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올 상반기 유럽에서 중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5.1%로 작년 대비 2배 성장했다. 비야디의 판매량은 311% 증가해 7만 대를 돌파했다.

뮌헨 도심 전체가 거대한 전시장으로 변신하는 것도 이번 IAA의 특징이다. 메쎄 뮌헨 외에도 도심 곳곳에 무료 전시 공간이 마련된다.

VDA 관계자는 8일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업체들이 중국차에 대한 기술적 리더십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와 SDV, 플라잉카까지 미래 모빌리티 전 영역에서 벌어진 이번 대결은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판도를 예고한다. 독일 자동차의 심장부 뮌헨에서 중국이 던진 도전장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