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크루즈, 중동 전용으로 부활해 주목
아반떼 독주 속 소비자 ‘선택권 갈증’ 부각
경쟁 부재한 국내 시장, 변화 필요성 제기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독주하는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단종됐던 쉐보레 크루즈가 해외 시장 전용 모델로 부활하며 소비자들의 잠재된 선택권 갈증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29일 쉐보레가 중동 시장을 겨냥해 공개한 ‘올 뉴 크루즈’는 2024년 단종된 기존 모델의 이름을 계승했다.
국내 출시 계획이 전무한 해외 시장 전용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이 새로운 세단은 즉각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배경에는 선택지가 사라진 시장의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아반떼 말고는 없다?… ‘유일한 선택지’가 된 준중형 세단 시장
현재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신차를 구매하려 한다면 선택지는 사실상 현대차 아반떼 하나뿐이다.

기아는 지난해 K3를 단종하고 후속 모델인 K4의 내수 출시를 포기했으며, 르노코리아와 GM 한국사업장은 이미 오래전 해당 차급에서 발을 뺐다.
과거 아반떼, K3, 크루즈, SM3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구도는 이제 아반떼의 독무대로 바뀌었다.
물론 아반떼의 시장 지배력은 가볍지 않다. 아반떼는 올해 6월 한 달간 7,300대 이상 판매되며 쏘렌토, 스포티지 등 막강한 SUV 라인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사실상 준대형 세단 그랜저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팔리는 세단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연비, 풍부한 편의 사양을 갖춘 아반떼는 더 이상 ‘가장 무난한 선택지’가 아닌 ‘유일무이한 선택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독점적 시장 상황 속에서 들려온 ‘올 뉴 크루즈’의 소식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GM 중국 법인이 개발한 세단 ‘몬자(MONZA)’를 기반으로 한 이 차량은 분할형 허니콤 그릴, 날렵한 LED 헤드램프 등 최신 디자인 언어를 적용했으며,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상품성도 확보했다.
1.5리터 가솔린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는 일상 주행에 충분한 반응성과 효율을 제공한다.
잘 나가는 아반떼…그런데 왜 ‘새 얼굴’이 기다려질까
비록 그림의 떡에 불과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이 모델에 주목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선택지의 결핍’ 때문이다. 아반떼는 분명 잘 팔리는 성공적인 모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압도적인 1위의 존재는 오히려 새로운 대안에 대한 갈증을 키운다.
만약 올 뉴 크루즈와 같은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 국내에 도입된다면, 소비자들은 비로소 다시 한번 ‘선택과 경쟁의 재미’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현재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은 단일 브랜드의 영향력 아래 완전히 고착화된 상태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판하지 않는 한 이 흐름은 쉽게 바뀌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렇기에 시장의 역동성 회복을 위해 크루즈와 같은 외부 변수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