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차 타는 아빠들만 서럽겠네”…매년 나가는 돈만 ‘무려’

배기량 클수록 세금 부담도 커져
전기차는 차종 상관없이 13만원 고정
하이브리드는 실제 차크기보다 낮은 세금 적용

새 차를 구매할 때 많은 소비자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장기적인 유지비용이다.

화려한 외관과 성능에 눈이 멀다 보면, 매년 꾸준히 지출해야 하는 세금 부담을 간과하기 쉽다.

특히 자동차세는 한번 차를 소유하게 되면 피할 수 없는 지방세로, 예상보다 많은 금액이 될 수 있다.

배기량 커질수록 세금 폭탄, 전기차는 ‘고정비’

“배기량이 클수록 세금도 비싸진다”는 말은 사실이다. 2025년 기준, 일반 가정용 승용차는 배기량에 따라 확연히 다른 세율이 적용된다.

1,000cc 미만 경차는 1cc당 80원, 1,000cc 초과 1,600cc 이하는 1cc당 140원, 1,600cc를 넘어가면 1cc당 200원으로 세율이 급증한다.

여기에 기본 세액의 30%가 지방교육세로 추가되니, 실제 부담은 더 커진다. 예를 들어 2,000cc 중형 세단을 타는 경우, 연간 52만 원 정도의 자동차세를 내야 한다. 반면 소형 경차는 10만 원 남짓으로 5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또한 배기량이 없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차량 크기나 가격에 상관없이 정액제로 연간 13만 원(자동차세 10만 원, 지방교육세 3만 원)만 내면 된다. 1억 원이 넘는 고급 수입 전기차도, 소형 국산 전기차도 세금은 동일하다.

영업용 차량의 세율은 비영업용보다 훨씬 낮다. 같은 배기량이라도 택시나 영업용 차량은 비영업용의 1/10 수준인 1cc당 18~19원의 세율이 적용되며, 친환경 영업용 차량은 2만 원의 고정 세율이 적용된다.

하이브리드의 ‘세금 특혜’와 연납 할인 활용법

하이브리드 차량은 독특한 세금 혜택을 누린다. 예를 들어 대형 세단인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1.6리터 엔진만으로 평가받아, 같은 배기량의 소형차 아반떼와 동일한 세금이 부과된다. 실제로는 훨씬 큰 차량임에도 세금은 소형차 수준으로 내는 셈이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같은 대형 미니밴도 마찬가지다. 1.6리터 하이브리드 엔진이 탑재되어 있어, 동급의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자동차세 부담이 훨씬 적다. 이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숨겨진 장점 중 하나다.

차령(차량이 처음 출고된 해를 기준으로 하여 현재까지 사용한 햇수)이 오래된 차량은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소 5%에서 최대 50%까지 세금이 줄어들 수 있으니, 오래된 차를 운행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또 1월에 연간 세금을 한 번에 납부하는 ‘연납제도’를 활용하면 추가 할인도 가능하다.

미래의 자동차세는 ‘환경 부담금’으로 진화?

현재의 배기량 중심 세금 체계는 곧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정부가 차량 가격이나 환경 영향을 고려한 새로운 과세 기준을 검토 중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연기관 차량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전기차는 차량 중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는 고가의 전기차와 일반 내연기관 차량 간의 세금 형평성을 높이고, 환경 부담을 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의 차량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기차와 수소차는 개별소비세와 취득세에서도 각각 최대 300만 원과 400만 원의 감면 혜택이 있어, 구매 시점에서부터 세금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편 내연기관 중심이었던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장기적인 유지비용을 고려한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