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던 레드라인 넘었다”…이란발 충격파, 평양은 지금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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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 / 출처 : 연합뉴스

2026년 3월 1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미국·이스라엘의 전격 공습으로 사망했다. 공습 후 약 15시간 만에 확인된 하메네이의 죽음은 딸, 사위, 손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함께였다.

이란 정부는 40일간 전국 추도 기간을 선포하며 3인 체제 임시 지도자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중동 전역은 혼란에 빠졌다. 그런데 이 사건이 8,000km 떨어진 평양에 던진 충격파는 중동 못지않게 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하메네이의 죽음은 단순한 동맹국 지도자의 사망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 전략을 근본부터 재점검해야 할 ‘생존 위협 시그널’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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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북한이 주목한 것은 미국의 공격 타이밍이다. 불과 2개월 전인 2026년 1월,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했다.

반미 진영의 핵심 인물 두 명을 60일 간격으로 제거한 것이다. 북한 외무성은 사건 당일 저녁 급히 담화를 내고 “불법무도한 침략행위이며 가장 추악한 형태의 주권침해”라고 비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작년 초 트럼프 취임 이후 그에 대한 직접 비난을 자제해온 패턴이 이어진 것이다. 이는 평양이 느끼는 위협 수위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북미 대화 가능성도 급격히 멀어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3월 31일~4월 2일 중국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북미 정상 만남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하메네이 사망은 이 시나리오를 뒤흔들고 있다.

백악관은 여전히 “어떤 전제조건 없이 김 위원장과 대화하는 데 열려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평양은 한 발 뒤로 물러선 상태다.

미국의 ‘연쇄 참수작전’이 보낸 전략적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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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행동은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니라 치밀한 전략적 패턴을 보인다.

마두로와 하메네이 제거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Power-based Status Quo Change)’ 독트린의 실전 적용이다.

특히 하메네이 제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하나가 사망했다”며 직접 공식화하면서 “중동과 전 세계의 평화를 달성할 때까지 이번 주 내내, 혹은 필요시 그 이상으로 강력하고 정밀한 폭격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 국민과 군경에게는 신정 체제 전복을 직접 촉구하며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단 한 번의 가장 위대한 기회”라고까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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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 출처 : 연합뉴스

이 같은 미국의 행보는 북한에 두 가지 명확한 시그널을 보냈다.

첫째, 미국은 ‘외교적 레드라인’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 둘째, 핵무기가 없는 반미 국가는 언제든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란은 농축 우라늄 보유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격받았다.

마크 워너 미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하메네이는 적어도 ‘선’은 지켰는데, 그 후임은 완전한 ‘핵 무기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지만, 북한의 시각은 정반대다. ‘핵이 없었기에 당했다’는 교훈을 얻은 것이다.

김정은의 핵 집착, 이제는 ‘생존 본능’으로

북한은 지난 2월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이미 핵무력 강화 방침을 천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연차별로 국가핵무력을 강화할 전망적 계획”과 “핵무기 수를 늘리고 핵 운용 수단과 활용 공간을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만 해도 이는 협상 카드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 선언은 ‘생존 본능’의 발로로 재해석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 출처 : 연합뉴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군사적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인식이 더욱 굳어졌을 것”이라며 “어설프게 협상에 나왔다가는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해 협상 자체를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강대 국제대학원 김재천 교수도 “북한은 미국과 협상보다는 북·중·러-한·미·일 신냉전 구도에서 자기 진영끼리의 결속을 강화해 전략적 이익을 취하겠다는 결단을 내렸고, 자신감도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은 당대회에서 미국과의 대화 조건을 명확히 했다.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핵보유국 지위 인정 없이는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메네이 사망은 이 입장을 더욱 강화시킬 공산이 크다.

북미대화 시나리오, 이제는 ‘상황 관리’만 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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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 출처 : 연합뉴스

그렇다면 북미대화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 것일까. 전문가들은 ‘대화 회피’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면서도 ‘상황 관리용 형식적 접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이화여대 박원곤 교수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며 “계속된 회담 거부에 따른 군사적 공세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무조건 거부할 경우 군사적 대가가 따를 수 있다는 부담이 평양에 작용할 수 있다. 북한이 지난해 초 이후 트럼프에 대한 직접 비난을 자제해온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만 이는 본격적 비핵화 협상이 아닌, 군사적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소통 채널 유지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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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 출처 :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하메네이 사망 직후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연쇄 반응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며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이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강조하며 미국·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북한으로서는 중·러와의 결속을 더욱 강화하면서 대미 경계심을 높이는 것이 합리적 선택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하메네이 사망은 중동을 넘어 동북아 안보 지형에도 깊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이제 핵무력을 ‘협상 수단’이 아닌 ‘생존 보험’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의 ‘힘을 통한 질서 재편’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반미 지도자들을 압박하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북한의 핵 고도화를 가속화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3월 말 트럼프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북미 간 접촉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평양이 ‘제2의 하메네이’가 되지 않기 위해 핵무기를 더 꽉 움켜쥐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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